[우리말 바루기] ‘펜트업효과’가 뭐예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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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모두 해제됨으로써 소비 심리도 급격히 살아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외부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라 부르기도 한다.

“보복소비로 해외여행 수요 급증” “소매 업계도 보복소비 기대” 등처럼 사용된다. ‘보복소비’가 귀에 쏙 들어오는 말이긴 하지만 ‘보복’이란 용어가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보상소비’란 말이 더 적절하다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빈도가 낮긴 하지만 실제로 ‘보상소비’란 말도 함께 쓰이고 있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요즘 많이 등장하는 외래어가 있다. 바로 ‘펜트업효과’다. “민간 소비에서 펜트업효과가 기대된다”처럼 사용된다. 펜트업효과(Pent-up effect)는 억눌렸던 수요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는 ‘펜트업효과’가 ‘보복소비’와 비슷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펜트업효과’는 수요에, ‘보복소비’는 소비에 각각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약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내용이다.

국립국어원은 ‘펜트업효과’의 대체어로 ‘수요 분출 효과’를 선정한 바 있다. ‘수요 분출 효과’가 원어의 의미를 충실히 반영한 용어로 생각되나 길어서 그런지 실제로 널리 쓰이지는 못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펜트업효과’나 ‘보복소비’ ‘보상소비’는 방점만 다를 뿐 결과적으론 같은 의미다. 따라서 외래어인 ‘펜트업효과’ 대신 ‘보복소비’나 ‘보상소비’란 말을 써도 의미 전달에 별문제가 없다.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셋 가운데 ‘보상소비’가 가장 나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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