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폭로에 "너 절반 한국인이잖아" 테러…日모델 오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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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 캡처]

[미즈하라 키코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유명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31)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한 뒤 쏟아지는 악성 댓글로 힘들었던 심정을 털어놨다.

닛칸스포츠, 야후재팬 등의 보도에 따르면 키코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일본 연예계 성폭력 문제에 관해 언급하다 눈물을 흘렸다.

최근 일본 영화계에서는 여배우들의 성폭력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키코가 주연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일본 영화 ‘라이드오어 다이’의 프로듀서 역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당했다.

이와 관련해 키코는 최근 주간문춘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 도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배우가 신체적 접촉이나 노출 등의 장면을 촬영할 때 배우의 불쾌함이나 성희롱 등 범죄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배우가 신체적 접촉이나 노출 등의 장면을 촬영할 때 촬영 환경이나 배우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지원한다.

키코는 “그런데 프로듀서는 이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해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연예계에서 이런 측면이 계속 존재했고 나도 남성 감독으로부터 성희롱적 발언을 들은 적이 많다. 이 업계에서는 벗고 연기하는 것이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강요가 존재했다”고 밝혔다.

키코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자 일본 내에서는 키코의 성폭력 고발을 오히려 비난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그러는 거냐”는 반응부터, “너는 절반은 한국인이잖아”라고 하며 비난하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키코는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키코는 악성 댓글을 언급하며 “이런 말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역시 신경이 쓰인다”며 “하지만 이번 기사에 관해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이고, 싸워온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예인으로서 (남들에게) 드러나는 일을 하는 한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몹시 상처받는다”며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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