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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투혼 MVP 박지수 "KB 있는 동안 계속 우승하고파"

중앙일보

입력

여자프로농구 KB 통합우승을 이끈 KB 박지수(가운데). [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KB 통합우승을 이끈 KB 박지수(가운데). [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는 14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통합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 직후 박지수((24·1m96㎝)가 마치 하늘에서 기를 받아 땅을 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KB 선수들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동시에 뒤로 점프했다.

경기 후 박지수는 “저는 다리가 안 좋아 (점프를) 뛸 수 없었다. 제가 땅을 치면 선수들이 타이밍을 맞춰 점프를 뛰는 세리머니였다. 근데 잘 안 맞았다. 그래도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센터 박지수는 이날 16점-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78-60 승리를 이끌었다. 3연승을 거둔 KB는 3년 만에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챔프전 MVP(최우수선수)에 뽑힌 박지수는 사실 부상 투혼을 불살랐다.

박지수는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었는데 고관절 타박이었다. 그런데 연습하는데 통증이 심하더라. 다시 병원에 갔는데 대둔근이 찢어졌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사실 챔프전을 못 뛰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들 마지막까지 힘들게 왔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보도가 나가지 않길 원했고 참고 뛰었다”고 했다.

챔프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는 KB 박지수(왼쪽). [뉴스1]

챔프전에서 골밑슛을 시도하는 KB 박지수(왼쪽). [뉴스1]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지수의 설득으로 하나원큐를 떠나  KB 유니폼을 입은 슈터 강이슬(28·1m80㎝)은 프로 10시즌째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박지수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농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시즌이었다. 제가 이슬 언니를 데려온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이 많았고 선수들과 함께 노력했다”고 했다.

강이슬은 “제가 농구하고 10년 만에 우승하는 날이다. 팀을 옮기면서 걱정도 부담도 많았는데 통합 우승으로 보답 받아 기쁘다”고 했다. 경기 후 눈물을 흘린 강이슬은 “프로에 처음 오고 우승에 대한 간절함이 크지 않았는데, 연차가 쌓일수록 하고 싶었다. 팀을 옮기는 과정들이 생각나서 감정이 격해졌다”고 했다.

KB는 ‘절대 못이기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강이슬은 “결과적으로 우승했으니 성공했다고 해달라”며 웃었다. 박지수도 “성공한 것 같긴 하다. 내가 상대팀이라면 버릴 선수가 하나 없이 다 막아야 된다”고 했다. ‘KB의 시대, 박지수의 시대가  온 것 같은가’란 질문에 박지수는 “KB의 시대는 왔지만 저의 시대는 아니다. "첫 우승(2018~2019시즌)하고 6년간 우승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는데 안됐다. 그래도 KB에 있는 한 우승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비 시즌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워싱턴 미스틱스 트레이닝 캠프에 합류하는 강이슬은 “16일에 출국할 예정이다. 그 전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프로 사령탑 첫해 우승을 거둔 김완수 KB 감독은 “우승해 본 적이 없어 얼떨떨하다. 선수들, 스태프와 2번째, 3번째, 4번째 우승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싸움닭처럼 정신력이 강한팀을 만들고 싶었다. 선수들에게  ‘너, 나가 아니라 우리’, ‘이 팀이 (박)지수 팀이냐’ 라고 자극을 줬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달 뇌출혈로 짧은 삶(22세)을 마감한 포워드 선가희를 떠올렸다. 김 감독은 “생애 가장 힘들고 슬픈 시간이었다.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가희를 위해 뭔가 해낼 수 있어 기쁘다. 가희가 하늘나라에서 보고 웃고 있을 것 같다. 가희는 우리 가족이라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챔프전에 다시 도전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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