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내 아들 무시해?"…만취해 버스기사 무차별 폭행한 40대

말리는 승객을 뿌리치고 버스기사를 폭행하는 40대 A씨. [연합뉴스=독자제공]

인천에서 버스기사를 폭행하고 욕설을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버스기사가 자신의 아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한 뒤 기사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운행 중인 시내버스에서 기사를 폭행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로 A(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후 9시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버스 정류장 앞에 정차 중인 버스 안에서 40대 기사 B씨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욕설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당시 만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아내와 함께 자폐성 장애를 앓는 아들을 데리고 버스에 탔으며 B씨가 버스 안에서 돌아다니는 아이에게 “사고 위험이 있으니 앉아달라”고 요구하자 A씨가 운전석으로 다가가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B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폭행하자 그의 아내가 몸으로 막아서며 말리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으며 “아들이 자폐성 장애가 있는데 무시하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B씨 측은 A씨가 파출소에 가서도 목을 그어버린다는 등의 협박을 하고 ‘일해서 돈 버는 것보다 맞아서 돈 버는 게 더 많지 않으냐’는 등 모욕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추후 A씨를 불러 구체적인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