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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날 주가는 52주 신저가…'6만전자' 못벗어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대의 분기 실적을 거뒀다. 올해 사상 첫 매출 300조원 돌파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주가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대외 환경이 불투명해진 탓이 크지만,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과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깊어진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매출 77조, 영업이익 14조 ‘분기 최대’

7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77조원, 영업이익 1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7.7%, 50.32% 늘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전망치(컨센서스)였던 매출 75조1454억원, 영업이익 13조1031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73조9800억원) 이후 세 분기 연속 분기 매출 7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이번에는 종전 최대였던 4분기(76조5700억원) 기록도 갈아치웠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갤S22와 반도체 부문이 실적 견인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D램 가격은 예상보다 하락 폭이 크지 않았고, 낸드플래시는 키옥시아 오염 사태 등으로 주문이 몰리며 가격이 상승했다. 또한 지난 2월 출시한 갤럭시S22는 출시 후 6주 만에 국내에서만 100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마케팅 비용 축소 등도 실적 상승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매출 317조원 안팎 전망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사상 첫 300조원대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통상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중앙일보 분석 결과 2011~2020년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각 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23.4%, 2분기 24.6%, 3분기 25.4%, 4분기 26.6%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17조원, 영업이익 60조원 안팎이다.

호실적에도 주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하지만 주가는 서프라이즈 실적과 ‘역주행’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73%(500원) 하락한 6만8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1년 전(8만5600원) 대비 20% 넘게 내렸고, 연초와 비교하면 13%가량 빠졌다.

글로벌 긴축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정보기술(IT) 수요 둔화 전망, 상속세 마련을 위한 오너 일가의 주식 블록딜 등 악재가 많아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여전히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정상품 비율)과 이로 인한 대형 고객 이탈,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포함한 시스템LSI 사업 부진, 갤럭시S22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논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일부선 “삼성 기술과 미래에 물음표”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GOS 이슈와 비메모리 파운드리 경쟁력 우려 등을 이유로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반면,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삼성전자의 주가와 분기 영업이익의 동행성을 감하면 주가는 2분기 말부터 반등 추세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28일 1분기 실적 발표와 컨퍼런스 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7일부터 삼성전자 IR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접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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