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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진욱 펄펄 날았다, 10K 첫 선발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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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롯데 김진욱이 5일 열린 NC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해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1년 만에 따낸 선발승이다. [연합뉴스]

롯데 김진욱이 5일 열린 NC전에서 7이닝 1실점 호투해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1년 만에 따낸 선발승이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2년차 투수 김진욱(20)이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특히 지역 라이벌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거둔 귀중한 승리였다.

2020년 고교야구 최고 스타는 강릉고 투수 김진욱이었다. 그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온다는 최고 시속 150㎞의 좌완 파이어볼러(강속구 투수)였다. 2학년 때부터 네 차례나 팀을 결승에 이끈 김진욱은 마지막 대회였던 제54회 대통령배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에이스 김진욱에게 돌아갔다.

2020년 9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 지명권을 가진 롯데는 김진욱을 찍었다. 김진욱은 연고지에서 먼저 뽑힌 1차 지명자들을 제치고 장재영(키움 히어로즈)과 함께 신인왕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아버지가 부산 출신인 김진욱은 롯데행을 기뻐하며 신인왕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롯데는 ‘수퍼 루키’ 김진욱을 선발투수로 낙점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지난해 데뷔 후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3패, 평균자책점은 10.80이나 됐다.  위기 상황에서 제구가 흔들렸다. 이닝당 1개가 넘는 볼넷을 내줬다. 구원투수로 돌아선 뒤에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4개의 구원승을 따내며 3점대의 평균자책점(3.29)을 기록했다.

김진욱은 절치부심했다. 실패를 거듭하지 않기 위해 틈만 나면 실내 연습장에서 수건을 들고 섀도 피칭을 했다. 무너진 밸런스를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뛰어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김진욱은 커브를 가다듬었다. 올 시즌부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높은 직구와 높은 곳에서 큰 낙폭으로 떨어지는 커브의 조합은 타자들이 가장 대처하기 힘든 레퍼토리다.

시범경기부터 조짐이 보였다. 2경기에 나와 8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했고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더 높은 수준으로 갈 수 있다”며 그를 3선발로 낙점했다. 지역 라이벌 NC와 첫 대결이라는 부담이 있었지만, 서튼 감독은 김진욱을 믿었다.

시즌 첫 등판에서 김진욱은 노력을 ‘결실’로 만들었다. 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7이닝 동안 안타 2개만 주고 1실점했다. 1회 1사부터 2회 2사까지 박준영-박건우-닉 마티니-윤형준으로 이어지는 NC의 2~5번 타순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유일한 실점은 4회 박준영에게 맞은 1점 홈런이었다. 홈런을 맞고 점수를 내줬지만, 그는 흔들리진 않았다.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10개나 잡았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고, 첫 선발승까지 따냈다. 김진욱의 성장은 선발투수가 부족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 팬들의 기쁨은 두 배였다. 김진욱의 존재를 확인한 데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외야수 손아섭이 NC로 간 뒤 첫 맞대결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2007년 고향 팀 롯데에 입단해 15년간 롯데에서만 뛰었다. 그러나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뒤 4년 최대 64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NC로 건너갔다. 손아섭은 시범경기에선 롯데를 두 번 만나 6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손아섭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연합뉴스]

롯데에서 NC로 이적한 손아섭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연합뉴스]

정식 경기에선 달랐다. 개막 2연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손아섭은 김진욱을 상대로 한 번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1-2로 뒤진 5회 말 2사 1·2루에의 찬스에선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진욱은 손아섭을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손아섭은 8회 유격수 실책으로 1루를 밟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개막 2연전 포함 10타수 무안타.

롯데는 1-1로 맞선 5회 초 외국인 선수 DJ 피터스가 결승 솔로홈런을 친 데 이어, 8회 지시완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추가해 5-1로 이겼다. 시즌 개막 전 ’2약‘으로 꼽혔던 롯데는 2승 1패를 거두며 무난하게 출발했다. 반면 주전 포수 양의지가 빠진 NC는 개막 3연패를 당했다.

LG 트윈스는 고척돔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8-4로 역전승했다. LG는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유독 키움에 약했던 LG 선발투수 임찬규는 5이닝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6회부터 등장한 LG의 불펜 투수진은 1점만 내주고 승리를 지켰다. 정우영이 8회 말 키움 야시엘 푸이그에게 솔로홈런을 맞았지만, 함덕주가 9회를 잘 막았다.

시범경기 홈런왕에 오른 LG 외야수 송찬의도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송찬의는 허리 근육통으로 빠진 채은성 대신 6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1-3으로 뒤진 4회 2사 2루에서 데뷔 첫 안타로 타점을 올렸다. 6회에도 안타를 추가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가 결승타를 친 SSG도 KT를 8-5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KIA 타이거즈는 홈에서 한화 이글스에 4-3으로 역전승하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잠실 원정에서 두산 베어스를 6-5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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