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늘린다. 경유를 쓰는 화물차나 버스·연안화물선에 유가 연동 보조금도 지급한다. 택시 연료로 주로 사용하는 차량용 부탄 판매 부과금은 30% 깎아주기로 했다. 모두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한시로 시행한다.
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체감 유류 비용을 낮추기 위해 소위 ‘고유가 부담 완화 3종 세트’를 마련해 신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유가 대책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봤다.
- 인하 폭은.
“지난해 11월 정부는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원래 이달까지 6개월 동안만 낮추려던 걸 3개월 더 연장하고, 인하 폭도 30%로 확대한다. 휘발유에 따라붙는 유류세는 원래 L당 820원인데 현행 656원(20% 인하)에서 573원(30% 인하)으로 더 낮아진다.”
- 정확히 언제부터 시행하나.
“5월 1일부터다. 7월 31일까지 3개월간 한시로 적용한다.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를 방문하면 당장 그날부터 유류세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른 일반 주유소는 재고 소진 등 이유로 1~2주 정도 시간이 더 걸린다.”
- 기름값은 얼마나 더 내려가나.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보통 휘발유 평균가는 L당 1991.26원이다. 현행 유류세 20% 인하분이 적용된 가격이다. 유류세 인하 폭이 30%로 확대되면 휘발윳값은 약 1908원 정도로, 4.2% 추가로 내려간다. L당 83원 정도가 더 싸진다. 유류세 인하 전과 비교하면 L당 247원을 아끼게 된다.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대해서도 30% 유류세 인하가 적용될 예정이다. 추가 인하분은 L당 경유 58원, LPG 부탄 21원이다.”
- 예를 들면.
“연비가 L당 12㎞ 안팎인 기아차 ‘K5 2.0 가솔린’(2019년식)을 타고 경기 성남 분당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왕복 57㎞를 평일 출퇴근한다고 가정했을 때 유류세 20% 인하 시보다 한 달 약 9000원 휘발윳값을 절약할 수 있다. 지난해 유류세를 낮추기 전과 비교하면 2만7000원을 매달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모의 계산을 한 거다. 실제 인하된 휘발유 가격은 5월 유가 상황, 주유소 마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경유 보조금은 어떻게.
“유류세 인하와 별개로 경유를 쓰는 버스와 영업용 화물차, 연안 화물선 등에 정부가 5~7월 한시로 유가 연동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윳값이 L당 1850원(기준가격)을 넘으면 초과분의 50%를 정부가 보조하는 방식이다. 이날 전국 평균 경유 가격 1911.08원을 기준으로 예를 든다면 기준가격 초과분 61.08원의 50%인 L당 30.54원이 유가 연동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다만 재정 여건, 화물업계가 실제 부담하는 세액을 고려해 L당 183.21원까지만 보조(최대 지급 한도)해주기로 했다. 화물차·버스의 경우 기존 유가 보조금을 받을 때 사용하는 유류 구매카드로 유가 연동 보조금도 함께 지급될 예정이다.”
- 판매 부과금 지원은 어떤 내용인가.
“택시에 주로 쓰이는 차량용 부탄엔 L당 36.37원 판매부과금이 따라붙는데 이를 30% 깎아주기로 했다. L당 12원가량 할인 효과가 난다. 역시 5월부터 7월까지 적용되는 한시 조치다.”
- 유가 외 다른 원자재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있는데.
“2차 전지, 자동차 공정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스트립, 캐스팅얼로이 관세율이 각각 8%, 1%에서 0%(할당관세)로 내려간다. 사실상 무관세로 수입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값이 치솟은 사료용 밀, 식용 옥수수 같은 곡물에 대해서도 정부는 추가 물량 확보, 검역·통관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