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예비비 상정 안돼"…인사 논란엔 "尹동문 기용도 알박기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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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4일 청와대 집무실의 용산이전을 위한 예비비 승인과 관련 “현재까지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는 관련 안건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인수위 실무협의에서 300억원의 예비비를 집행하기로 하고, 5일 국무회의에 상정된다는 관측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박 수석은 다만 “오늘 상황에 따라 내일 상정될 수도 있고, 내일 안 되면 주중 임시 국무회의를 열 수도 있다”며 금주 내 관련 예비비 승인 가능성은 열어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윤석열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정확한 집무실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인수위가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이전 계획과 예산안을 만들어오면 예비비 승인을 검토한다는 ‘조건부 합의’에 가까운 약속으로, 양측은 회동 이후 관련 실무 협상을 진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협상 과정에서 인수위측에서는 윤 당선인이 요청한 496억원의 이전 비용 가운데 국방부와 합참 건물 이전에 필요한 118억원을 제외한 300억원대의 예비비 승인에 대한 의견 절충을 이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를 근거로 “이르면 5일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안건이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구체적 일정이 제시되기도 했다.

박 수석은 그러나 이러한 관측에 대해 “확인이 안 된다. 청와대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박 수석은 특히 “그 안건은 정부 부처를 통해 상정이 돼 봐야 알 수 있는 내용이고, 실무 협의에서 나누는 얘기가 보도된다는 자체가 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인수위를 통해 협상 과정이 노출된 상황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수석은 다만 “오늘의 (협의)상황이 중요하니 지켜보자”며 양측의 실무협의가 이날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박 수석은 이날도 인수위 측이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대표의 선임 문제에 대해 ‘청와대의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한 점과 관련 “문 대통령이 해당 인사를 임명한 바도 없고 관여한 바도 없다”며 “다시 한 번 의혹 제기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월 31일 특수활동비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3월 31일 특수활동비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달 31일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박 대표의 선임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 동창으로 알려진 박 대표 선출이라는 무리수를 강행했다”며 “이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이에 대한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원 부대변인의 브리핑 직후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원 부대변인의 사과는 없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이날도 “원 부대변인의 브리핑을 보면 ‘의심된다’는 것만 가지고 몰염치라고 했다”며 “몰염치라는 것은 그렇게 쉽게 사용할 수 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감사원 조사에 대해서도 “감사가 대우조선해양에 어떤 영향이 갈지 모르겠지만 저희와 관계없는 것이고,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쇄빙LNG선 야말5호선 조타실에서 박두선 당시 대우 조선해양 상무(맨 왼 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인수위측은 박 전 상무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에 대해 '알박기 인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쇄빙LNG선 야말5호선 조타실에서 박두선 당시 대우 조선해양 상무(맨 왼 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인수위측은 박 전 상무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임명에 대해 '알박기 인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 수석은 이어 “그럼 당선인이 나온 대학의 동창, 동문들은 새정부에 하나도 기용할 수 없고, 그렇게 하면 알박기와 낙하산이 되느냐”며 “만약 저희가 그렇게 이야기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자꾸 이렇게 망신주기식으로 하는 것은 새정부의 바쁜 발걸음을 생각하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수석은 유독 대우조선해양 대표 인선에 대해 평소와 다른 강한 어조로 반발한 것과 관련해선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렇게까지 말씀을 드렸겠느냐”며 “워낙 억울하고 답답하니까 그렇게 말씀 드린 측면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혹시 불편하셨다는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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