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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박범계 '충돌'로 미뤄진 법무부 업무보고 29일로… 공수처는 더 밀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력직인수위원회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의견 충돌로 미뤄졌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오는 29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당초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이 보고자로 나설 계획이었지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보고자 급을 격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29일로 예정됐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대한 간담회는 미뤄졌다.

업무보고 '마지막 날 오후' 일정 잡혀

이용호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는 27일 “법무부 업무보고는 다음주 화요일 오후 2시에 받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법무부는 24일에 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그 전날 박 장관이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인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6대(부패·경제·선거·공직자·대형참사·방위사업) 범죄 직접 수사 개시권 확대 ▶검찰 예산편성 독립 등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은 지난 24일 오전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곧 퇴임할 장관이 부처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당선인 공약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인수위는 공약에 찬성하는 입장인 대검찰청 보고만 받았다.그랬다가 전 부처 업무보고가 마무리되는 마지막 날 일정이 잡힌 것이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 연합뉴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 연합뉴스

법무부 '긴장'… "보고자 격상 검토"

이 때문에 29일 업무보고에서 법무부가 입장 변화를 보일지에 따라 검찰개혁 방향을 놓고 향후 민주당과 새 정부의 관계가 설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박 장관은 ‘공약 반대’ 발언 하루 뒤인 25일 “저야 이제 갈 사람이다.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인수위가) 들어 보시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지적해주시면 좋겠다”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직인수위가 이날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연기한다고 밝힌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가 이날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연기한다고 밝힌 24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 보고자도 기획조정실장과 검찰국장에서 격을 높여 차관급이 나서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번 (박 장관) 일도 있고, 좀 더 책임 있는 직급이 법무부 입장을 설명하고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는 "모든 부처의 업무보고 담당은 기획조정실장급으로 정해놨다. 법무부만 따로 예외가 될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9일로 예정돼 있던 공수처 간담회는 업무보고 일정 이후로 연기됐다. 공수처 업무보고는 윤 당선인이 여러 차례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을 공언한 것과 법률상 행정부 소속이 아닌 독립기관인 점을 고려해 간담회 형식으로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법무부 보고 일정이 같은 날짜에 잡히면서 아예 업무보고 일정 밖으로 미뤄졌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공수처 간담회 일정은 조율 중이다. 업무보고 (종료) 이후 늦지 않은 날짜를 맞추려고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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