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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10주년에 美 "쇠고기 등 美농산물, 韓 시장서 성장해야"

중앙일보

입력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신화=연합뉴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신화=연합뉴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5일(현지시간) 한국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은 지난 10년간 미국의 수출을 늘렸지만, 실망도 불러왔다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 10주년을 맞아 협정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에 한국 시장을 더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 관련 일자리와 농업 종사자들의 표심을 의식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타이 대표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상공회의소와 대한상의가 공동 주최한 한·미 FTA 발표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타이 대표는 연설에서 "(한·미 FTA는)양국 경제관계의 탄력성 발현"이라면서 "지난 10년간 우리가 한국에 수출한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는 17% 이상 성장해 거의 700억 달러(약 87조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협정으로 많은 성공을 이뤘지만, 그 성공에 덧붙여 우리는 이행 과정에서 실망과 도전을 해결하려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타이 대표는 "지난해 미국은 32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을 한국에 수출했고 한국은 우리에게 다섯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라고 언급한 뒤 "이는 주목할 만한 진전이지만 우리는 훨씬 더 나아가야 하며,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기회 확대에 계속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기회의 질과 양을 저해하는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간 협력에 있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타이 대표는 미국산 농산물, 특히 쇠고기의 한국 수출 확대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타이 대표는 "2021년 미국의 한국으로 농산물 수출액은 94억 달러로, 10년 전보다 35% 가까이 증가한 기록적 금액이며, 한국은 미국산 농산물의 5위 수출국이 됐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으로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 상품 23억 800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이 역시 최고 기록이며, 한국은 물량이나 금액 모두 수출 1위 국가라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다만,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쇠고기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이 한국 시장에서 더 성장할 여력이 있다"면서 "농업 생명과학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는 규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이 대표가 한·미 FTA를 기념한 연설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농산물의 한국 수출 확대를 강조한 것은 미국 중서부 '러스트벨트'를 중심으로 한 공업지대와 농업지대 유권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인용해서 한·미 FTA 발효 이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상품 무역 적자 규모는 2011년 132억 달러에서 2021년 291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했다.

타이 대표는 한·미 FTA가 양국 간 투자도 강화했다면서 SK실트론이 미시간주에 3년간 3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것을 예로 들었다.

SK실트론의 반도체 웨이퍼 공장이 완공되면 미시간주에서 고용 인원을 두 배로 늘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전기차용 첨단 부품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역량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타이 대표는 16일 미시간주 베이카운티에 있는 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한·미 FTA 발효(2012년 3월 15일)를 기념해 마련됐으며, 양국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국회의원, 기업인 등이 다수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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