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 비판 받는 손흥민, 일시적 부진인가 에이징커브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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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비판을 받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많은 비판을 받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30·토트넘)이 최근 경기력 부진 논란에 휩싸였다. 토트넘이 지난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패하자,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게리 네빌은 손흥민의 경기력을 "기대 이하였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이날 골침묵했다. 네빌은 맨유 주장을 지낸 구단 레전드 출신이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챔피언십(2부 리그) 미들즈브러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직후에도 현지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토트넘은 0-1로 패했다. 손흥민은 연장전까지 120분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상대 선수에게 공을 빼앗긴 횟수도 4차례나 됐다. 경기 막판엔 평소 친분이 두터운 동료 에릭 다이어로부터 질책을 당하는 장면까지 나왔다. 영국 이브닝 스탠더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실책투성이였다"고 비판했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은 경기에서 아주 뛰어난 활약을 펼치거나 아예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며 경기력 기복의 편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유독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일부 팬 사이에선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경기력 저하)'가 찾아왔다고 했다. 일부 팬의 분석처럼 손흥민이 전성기를 지나 하락세에 접어든 탓에 비판이 늘어난 것일까. 손흥민을 오랜 기간 지켜본 국내 전문가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최근 경기에서 볼 터치 미스와 턴오버(볼을 가로채기 당하는 것)가 증가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손흥민이 팀에서 해리 케인과 더불어 주득점원이자, 간판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 비판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결국 '해줘야 하는 선수'라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라며 최근 부쩍 많은 비판을 받는 원인을 설명했다. 정종봉 해설위원은 "유럽에서 뛰어본 경험에 따르면, 현지 언론은 외국인 선수에겐 유독 더 높은 잣대를 들이댄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팀의 에이스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도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은 에이징 커브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그러기엔 올 시즌 공격 포인트가 많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27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합작골(37골) 대기록을 세웠다. 또 현재 11골로 리그 득점 5위에 올라있다. 정종봉 해설위원은 "최근 경기에서 슈팅을 잘 잡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선수가 지친 상태에서 경기를 계속 치르면 감각이 다소 둔해진다. 첫 터치가 뜻대로 안 되면 다음 동작, 그다음 동작에 영향을 미쳐 경기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위원은 "손흥민이 스프린트가 주무기인 선수라서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다음 시즌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한 위원은 체력 저하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시즌 후반부 체력이 떨어진 탓이 경기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토트넘의 전술에서 공격수의 수비 가담이 잦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 시즌 꾸준히 선발 출전했기 때문에 약간의 로테이션도 필요하다"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와 각종 컵대회를 포함해 34경기에 출전했다. 대부분 선발로 나섰다. 정 해설위원은 "결국 휴식이 답이다.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를 연달아 치르면서 과부하가 왔다. 드리블 속도로 봤을 땐 스피드 여전히 세계 정상급이라서 잠시 재정비를 통해 디테일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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