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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생명 경시 용납 못해" 민간인 공격에 들끓는 정상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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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해서도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는 러시아군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잔혹성에 대해 각국 지도자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9일(현지시간)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을 폭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임산부 등 17명이 부상한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을 포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임산부 등 17명이 부상했다. 구급 대원들이 이날 피괴된 병원 건물에서 임산부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을 포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사망하고, 임산부 등 17명이 부상했다. 구급 대원들이 이날 피괴된 병원 건물에서 임산부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민간인 목표 분명해져" "화학무기 사용 우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0일 "푸틴의 인간 생명에 대한 냉담한 경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캐나다 글로벌뉴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 방문 중 열린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제 그(푸틴)가 특별히 민간인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은 매우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푸틴은 이번 전쟁에서 지게 될 것"이라면서 "자국의 영토를 지키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결의가 우리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우방국인 우리의 결의가 푸틴의 성공을 허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산부인과와 어린이 병원 폭격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취약하고,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을 목표로 하는 것만큼 타락한 행동은 없다"고 규탄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선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들리는 화학무기에 관한 이야기는 러시아의 각본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들은 적군이나 미국이 화학무기를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나 미국이 화학무기를 쓴다고 거짓 주장을 한 뒤 자신들이 이를 사용하는 기만 작전을 펼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9일 러시아가 이런 허위 주장으로 공격 빌미를 만들어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9일 러시아군이 포격한 산부인과에서 부상당한 임산부가 대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9일 러시아군이 포격한 산부인과에서 부상당한 임산부가 대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만간 휴전 힘들 듯"..."中 첫 '전쟁' 표현"   

A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번 공격에 대해 "부끄럽고 부도덕한 전쟁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쟁 발발 이후 여러 차례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온 그는 이날 오전 다섯번째 통화를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휴전 조건으로 '어느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푸틴이 무엇을 제시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며칠 안에 외교적으로 해결이 되거나 짧은 시간 안에 휴전이 이뤄지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전쟁'이란 표현을 썼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전했다. 왕 부장은 이날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 "우린 가능한 빨리 전쟁이 멈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가까운 중국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이나 '침공'과 같은 표현을 피해왔다.

마리우폴 "민간인 사망 1300명...집계 어려울 정도"   

10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마리우폴 시장실 고문은 "러시아의 침공 시작 이후 마리우폴에서만 약 1300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WP에 "러시아군이 열흘째 계속 발포하고 있다"며 "불행하게도 민간인 사상자가 많다. 어제(9일)만 민간인 사상자가 1007명 확인됐다"고 말했다.

마리우폴 당국은 구조 대원들이 모든 시신을 수습하고, 인명 피해를 집계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밝혔다. 또 수도와 전기, 난방, 인터넷 등이 모두 끊겨 시민들이 고립된 상태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민간 병원에 대한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포격을 받은 건물엔 여성이나 어린이는 없었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수용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언제나 그랬듯 자신있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그들은 집단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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