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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용車에 통쾌한 '똥침'…우크라 전역에 숨은 비밀병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라트비아 시민들이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보낸 헤지호그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유로마이단 프레스 트위터 캡처]

라트비아 시민들이 만들어 우크라이나에 보낸 헤지호그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가 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유로마이단 프레스 트위터 캡처]

"라트비아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내준 2만 개의 헤지호그(hedgehogs·고슴도치) 입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유로마이단 프레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엔 6일(현지시간) 이런 글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끝이 뾰족한 철제로 된 이 물건에 대해 매체는 "러시아 군용 차량의 타이어에 구멍을 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트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가 이런 '군용 차량 장애물'을 보낸 건 우크라이나인들의 제작 열기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설치된 헤지호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이런 헤지호그들을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설치된 헤지호그.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러시아 전차를 저지하기 위해 이런 헤지호그들을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용접 기술이 있는 시민들이 중심이 돼 '헤지호그'를 만들고 있다고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고슴도치'란 이름의 이 장애물은 각이 진 금속 막대를 용접해 붙이는 식으로 만든다. 적군의 차량 진입을 막거나 손상시키기 위해 쓰인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여러 나라에서 적군의 차량을 저지하기 위해 널리 사용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있는 헤지호그는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이미 보내졌고,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리비우의 시민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헤지호그를 제작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리비우의 시민들이 러시아군에 맞서 헤지호그를 제작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러시아 침공 이전엔 집과 사무실을 짓던 건설 현장 종사자들도 자발적으로 헤지호그를 만들고 있다. 리비우에 사는 30대 남성 타라스 필리프차크는 자신의 형과 함께 건축용 자재로 이를 만들기 시작했다. 형제는 "소셜미디어에 이 사실을 알리자 친구와 지인들, 심지어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들까지 찾아와 작업을 도와주거나 필요한 것을 가져다줬다"고 전했다.

이렇게 형제는 다른 이들과 힘을 합쳐 러시아의 침공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지금까지 60개 이상의 헤지호그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리브네에 있는 한 업체는 기존 역사 관련 전시물을 제작하던 공장을 헤지호그 제작 공장으로 바꿨다. 이 업체는 텔레그래프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지금까지 수백 개의 헤지호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헤지호그는 우크라이나 도시 전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마이단 프레스가 6일 트위터에 공개한 라트비아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헤지호그들. [유로마이단 프레스 트위터 캡처]

유로마이단 프레스가 6일 트위터에 공개한 라트비아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보낸 헤지호그들. [유로마이단 프레스 트위터 캡처]

헤지호그 제작에 나선 한 우크라이나 시민은 로이터통신에 "나는 어떻게 싸워야할지 모르지만, 내가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무차별적인 공격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이런 용기와 저항이 러시아군의 점령을 저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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