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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해설위원, 첫 야구인 출신 KBO 총재 맡을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제24대 KBO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오른 허구연 해설위원은 선수 출신 야구 행정가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게 장점이다. 김상선 기자

제24대 KBO 총재 후보로 물망에 오른 허구연 해설위원은 선수 출신 야구 행정가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게 장점이다. 김상선 기자

허구연(71) 프로야구 해설위원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는다. 11일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 총재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KBO는 11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22년 KBO 4차 이사회를 연다. 10개 구단 단장이 참석하는 이날 이사회에선 차기 총재를 선출한다. 규약상 이번 이사회에서도 총재 선출을 못 하면 권한 대행을 뽑아야 한다.

허 위원은 지난 2일 3차 이사회에서 가장 많은 구단들로부터 후보로 추천받았다. 그러나 이사회 재적인원(11명) 중 4분의 3(8명) 이상 찬성을 얻지 못했다. 허 위원 외에도 정치계 인사, 전임 구단 대표이사 등이 후보에 올랐다.

A구단 단장은 “이번엔 허 위원의 총재 후보 선출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사회에서 8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허 위원은 차기 총재 후보가 된다. 이사회에서 단독 후보로 선출되면 총회를 통해 사실상 만장일치로 총재직에 임명된다. 제24대 KBO 총재는 정지택 전 총재(2월8일 사퇴)의 임기였던 내년 말까지 KBO를 이끌게 된다.

프로야구 초기에는 정치인과 관료 출신이 주로 총재를 맡았다. 초대 총재는 프로야구 출범을 이끈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실세였던 서 총재는 7년간 KBO를 이끌면서 프로야구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3·4대 이웅희 총재, 5대 이상훈 총재, 8대 김기춘 총재 등도 모두 장관 출신이다. 가장 최근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2대 총재직에 올랐다.

하지만 정부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올 경우 야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결국 1998년엔 총회에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을 총재로 선출했다. 박 총재는 7년간 KBO를 이끌면서 프로야구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엔 LG 오너가 출신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19대 총재를 지냈다. 전임 정지택 총재도 두산그룹 출신이다.

그러나 야구인이 총재를 맡은 적은 없다. 만약 허구연 위원이 총재직을 맡게 되면 야구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O를 이끌게 된다. 허구연 위원은 경남고, 고려대, 한일은행을 거치며 국가대표 선수로도 활약했다. 부상으로 은퇴한 뒤에는 해설위원을 지냈다. 1985년에는 당시 최연소(35세)로 청보 핀토스 감독을 맡았다. 1990년부터 2년 동안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코치로 일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대한야구협회 이사를 맡았으며 이후 KBO 규칙위원장, 기술위원회 부위원장, 야구발전위원장, KBO 총재 고문 등 행정 경험도 쌓았다. 허 위원은 야구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고 다녀 ‘허프라’란 별명을 얻었다. 창원·대구·광주 등에 새로운 구장을 짓는 데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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