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짜리 부재자 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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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누군가가 거의 2억원짜리 희귀 우표를 부재자 투표용지 발송에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7일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의 선거관리위 사무실에서 부재자 투표용지를 점검하던 한 선관위원에 의해 발견됐다. 존 로드스트롬이란 이 선관위원은 어릴 적 취미가 우표 수집이어서 '뒤집힌 제니(Inverted Jenny.사진)'라는 희귀 우표를 단박에 알아봤다는 것. 또 1930년대 및 제2차 세계대전 때 발행됐던 석 장의 다른 우표도 함께 붙어있었다.

화제의 희귀 우표는 1918년 발행된 24센트짜리로, 커티스 제니라는 복엽 비행기가 거꾸로 인쇄됐다. 미 우정당국이 즉각 잘못된 우표들을 회수, 폐기했으나 어쩐 일인지 이 중 100장이 흘러나와 최고의 희귀우표로 수집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AP는 우표 시세에 대해 "20만 달러(약 1억8000만원) 안팎에 거래된다"고 보도했다.

이 값비싼 우표는 현재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법으로 부재자 투표용지 및 봉투는 개표가 끝나면 상자 안에 밀봉한 뒤 일정 기간 보관토록 돼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측은 "누군가 실수로 발송했더라도 우편물이 정상적으로 접수된 만큼 우표의 소유권은 국가에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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