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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넘은 울진 보물 금강송 지켜라”…산림당국 방어 사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시가지 주변에 산불로 탄 금강송이 서 있다. 연합뉴스

6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시가지 주변에 산불로 탄 금강송이 서 있다. 연합뉴스

경북 울진군 산불이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500m 근처까지 번지면서 산림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6일 오전 죽변면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에 마련된 현장지휘본부 브리핑에서 “이날 우선적으로 진화할 곳은 경북 울진 울진읍 고성리 지역이고, 두 번째는 울진 금강송면 소광리 방향이다”며 “소광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금강송 군락지가 있어 (반드시) 보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쯤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강원 삼척까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후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5일 다시 남하해 6일 울진읍 외곽까지 확산했다. 이날 오전 9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주변까지 번진 상황이라는 게 산림당국의 설명이다.

소광리는 국내 소나무 가운데서도 재질이 특히 뛰어나 최고로 치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하다. 2247㏊의 면적에 수령이 200년이 넘은 노송 8만 그루가 있다. 수령이 520년인 보호수 2그루, 수령 350년인 미인송 등 1000만 그루 이상의 다양한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지름이 60㎝ 이상 되는 금강송도 1600여 그루나 된다.

금강송은 조선 시대 왕실의 관곽(주검을 넣는 속널·겉널을 아우르는 말)과 건축재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산림청에 따르면 금강송은 여느 소나무보다 나이테가 세 배 더 촘촘해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다. 송진이 적은 편이어서 쉽게 썩지도 않는다. 울진 금강소나무숲은 1680년(숙종 6년)부터 보호를 위해 출입을 통제했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들어갔다가 발각되면 곤장 100대를 맞는 중형에 처했다고 한다.

한편 산림당국은 울진읍 시가지 방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울진읍 외곽 고성리 쪽은 화선이 1.2∼1.5㎞로 진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날 산불 영향구역은 약 1만2317㏊(울진 1만1661㏊·삼척 656㏊)로 확대됐다. 축구장(0.714㏊) 1만7250개 면적에 해당한다. 시설물은 주택 262채, 창고 90동 등 391곳이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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