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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뚫은 투표열기…최종 사전투표율 36.93%, 역대 최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대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를 찾은 한 시민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 최종 사전투표율이 36.93%를 기록해 역대 사전투표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전투표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후 사상 첫 30% 선을 돌파한 데 이어 37%에 육박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전국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632만3602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이 36.9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 26.06% 대비 10.87%포인트 높은 수치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이자 사전투표 최고치였던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 26.69% 보다도 10.24%포인트 높다.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역대 선거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지역별로는 전남이 51.45%로 제일 높았고, 전북 48.63%와 광주 48.27%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 지역 투표율이 33.65%로 가장 낮았다. 이어 대구 33.91%, 인천 34.09% 순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서울은 37.23%로 전국 평균 투표율을 살짝 웃돌았다.

19대 대선과 비교하면 수도권 지역 사전투표율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 대선 당시 서울 투표율은 26.09%, 경기 24.93%, 인천 24.37%였다.

이날 최종 사전투표율 집계는 투표 마감시간 4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10시쯤에야 발표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오후 5~6시 진행된 확진자 투표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간대별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시간대별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이날 코로나19 확진·격리자를 위한 사전 투표가 진행됐지만, 준비 부족과 절차 미흡으로 유권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불편한 몸으로 투표소로 나온 확진자들이 1~2시간씩 대기하는 일이 속출했다. 수도권의 한 지역에서는 기다리다 쓰러지는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참다못한 유권자들은 “모두 환자들인데 이런 추위에 밖에서 떨게 하는 게 어디 있느냐”거나 “이렇게 준비가 안 됐을 줄 알았으면 투표하러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 “아픈 사람들을 이렇게 오래 세워 둬도 되는 거냐”며 큰소리를 냈다.

또 확진자용 임시 기표소에는 따로 투표함이 없고, 참관인이 박스나 쇼핑백 등을 이용해 기표용지를 대리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자 부정선거 우려가 있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유권자들은 “직접 투표함에 넣어야 정상”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일부 유권자는 참관인도 없이 어떻게 투표하느냐고 항의했다. 한 유권자는 “기표 용지가 곧바로 투표함에 들어가지 않고 별도로 보관됐다가 옮겨지는 과정에서 바뀔 수도 있는데 굳이 왜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은평구 신사1동주민센터에서 확진·격리자 대상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던 유권자 3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투표된 용지가 든 봉투를 받는 일도 발생했다. 해당 투표용지가 발견된 뒤 일부 유권자는 투표를 할 수 없다고 항의했고, 투표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돼 투표 진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은평구 선관위 관계자는 “확진자들이 낸 기표 용지를 다시 (비확진자) 투표소에 올라가 참관인 앞에서 투표함에 투입하는 절차가 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기표가 된 용지가 들어있던 봉투와 투표용지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은혜 선대본부 공보단장은 “그 추웠던 저녁 유권자 분들과 당원 분들이 선관위와 대치하며 큰 곤욕을 치렀다”며 “이런 불법 투표하려고 국민들이 지난 5년 기다린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지역별 사전투표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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