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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지구서 쓸어버릴듯" 우크라 항구도시 무차별 포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포격을 가한 주택가 마리우폴에서 현지 시각으로 3일 화재가 목격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AyBurlachenko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포격을 가한 주택가 마리우폴에서 현지 시각으로 3일 화재가 목격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AyBurlachenko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의 체르니히우와 북동쪽의 코노토프·수미 등을 포위한 러시아군이 제2 도시인 하리키우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도 포위했다. 마리우폴은 이미 식수, 난방, 전기 등이 끊기고 식량도 고갈되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리우폴은 5일째 러시아군에 포격을 당하고 있다. 바딤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TV 연설에서 “군사적 지원과 시민 40만명을 대피시킬 수 있는 인도주의적 통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주택가와 병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포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저 파괴되고 있다. 그들(러시아군)은 마리우폴과 마리우폴 시민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소속의 아조프 부대 부사령관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마리우폴 장악 시도에 맞서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지만 상당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마리우폴은 러시아에서 크림반도에 이르는 육로 통로가 생기는 것을 막는 마지막 도시다. 마리우폴을 잃을 순 없다”고 강조했다.

마리우폴 주민들 일부는 외곽 지역에 점점 더 많은 포격이 쏟아짐에 따라 도심지로 대피했다.

마리우폴 주민인 이반 예르몰라예프(30)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자녀들과 함께 도심으로 대피해 있으며 전쟁이 가까워지는 걸 듣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은 이미 마우리폴을 비롯한 격전지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할 수 있도록 안전통로를 만들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별다른 진척은 없으며, 서로 “상대방이 안전 통로 개설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주말 3차 회담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을 조율 중이지만 협상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 궁을 통해 “대화에 열려 있지만,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및 비핵국가화, 크림의 러시아 귀속 인정, 돈바스 분리독립의 인정 등 요구 조건이 이행된다는 전제하에서만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포격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뉴시스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 포격 모습. 사진=우크라이나 전략통신정보보안센터 텔레그램, 뉴시스

한편 러시아는 이미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의 자포리자 원전도 장악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아침 우크라이나 전체 전력 생산의 4분의 1을 담당하며,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다.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원자로 1호기 격실이 일부 훼손됐고, 원전 단지 바깥 5층짜리 교육 훈련용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또 원전 경비원 가운데 사상자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개전 이후 1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이미 파괴된 러시아 기갑 차량을 1대나 2대가 아니라 대대나 여단 단위로 세고 있다”며 “우리 군은 지난 8년간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체가 제공한 것보다 많은 전차와 장갑차를 전리품으로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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