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공개경고 불쾌했나…이준석, 尹 수원유세 지원 돌연 취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는 경기 수원 유세에 참석하려던 이준석 대표가 돌연 계획을 취소했다. 당내에선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이 이 대표를 겨냥한 게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공보실은 24일 오후 1시 30분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 대표가 오후 2시 참석 예정이던 경기 수원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여러 사정에 따라 유세일정이 변동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선거 컨트롤타워인 권 본부장이 당 사령탑인 대표에게 직접 비판성 언급을 한 뒤라 관심을 끌었다.

권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선대본 회의에서 이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과 갈등상황을 빚는 것에 대해 "당 대표를 비롯해 우리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은 뒤로 하고,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할 때"라며 "우리 모두가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국민의 염원인 정권 교체를 기필코 이뤄낼 것"이라며 "정권 교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안 후보에 대한 윤 후보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단일화를 둘러싼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더 큰 통합, 더 크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향해 가는 과정의 하나"라며 "정권 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해서 더이상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야 할 때"라고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권 본부장의 이 같은 '경고'는 야권이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공격적인 태도가 적절치 않다는 당내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권 본부장의 발언을 전해듣고 주변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오전에 권 본부장 발언을 전해들은 직후에 수원 유세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당 공보실이 오후에 뒤늦게 기자들에게 공지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