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림 비행장에 차량 100대 집결”…태양절 열병식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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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의 미림비행장에 병력과 차량을 집결시키는 등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24일 전했다.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열병식 훈련장 공터에 차량들(화살표)이 대거 주차된 모습이 보인다. 대열을 이룬 병력(사각형 안)들도 포착됐다. [사진=미국의 소리]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 열병식 훈련장 공터에 차량들(화살표)이 대거 주차된 모습이 보인다. 대열을 이룬 병력(사각형 안)들도 포착됐다. [사진=미국의 소리]

VOA는 이날 위성사진 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22일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VOA는 “훈련장 북서쪽 공터 두 곳에 열을 맞춰 주차된 차량이 포착됐다”며 지점 당 약 50대씩, 모두 100대 가량의 차량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7일과 21일 위성사진에는 눈에 띄지 않던 주차 차량이 이번에 포착됐다는 게 VOA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날 위성에 포착된 병력은 최소 50명에서 최대 300명으로 추정되며 훈련장 중심부 북쪽 지역과 훈련장 내 도로 등에 약 10개 대열 형태를 보였다.

북한은 당창건 기념일 등 주요 행사때 열병식을 통해 무력을 과시하곤 했다. 북한은 각종 열병식을 앞두고 수 개월 전부터 미림 비행장에서 고, 대내 결속을 다졌다. 따라서 이전에 없던 차량이 등장하고, 병력이 집결한 건 열병식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이다.

열병식 디 데이(D-Day)로는 북한이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이 거론된다. 북한은 김 주석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이라 주장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인민군 창건일인 지난 8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80회 생일(16일)에 열병식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일성 110회 생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이 열병식을 진행한다면 신형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극초음속 미사일(2차례)을 비롯해 7차례의 미사일을 쏘는 등 신형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열병식에 선을 보이지 않았던 미사일이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제적 성과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 북한의 현실을 고려하면 국방력 과시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또 한국의 대통령 선거 직후 무력 시위를 통한 기선 제압용으로 열병식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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