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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버리고 튄 주인…개는 오물 가득한 집서 홀로 버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집의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집의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주인이 키우던 개를 버리고 도망을 가는 바람에 개가 오물이 가득한 집에서 오랜 기간 홀로 버텨야 했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소재 유기견 보호소 ‘헬프셸터(helpshelter)’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거제도 한 유기견의 사연을 전했다.

사연을 전한 이는 유기견이 머물던 건물주. 건물주 A씨는 “내가 관리하는 건물의 세입자가 강아지를 두고 도망갔다”며 “세입자 지인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와서 사료와 물을 줬던 것 같은데,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고 전했다.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집의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집의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그러면서 A씨는 개가 머물던 집의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했다. 사진 속에 드러난 집의 모습은 처참했다. 개가 얼마나 혼자 있었는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오물이 방바닥에 널려 있었다. 오물은 개의 것으로 보인다. 배변 패드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오물의 양이 너무 많아 거의 방바닥을 가득 채운 수준이었다.

거실에는 세입자가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이불이나 옷가지, 신발, 인형 등 갖가지 물건들이 때가 탄 채로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거실과 부엌 바닥에는 개털이 흩날렸고 곰팡이도 허옇게 끼어 있었다. 심지어 빨래 건조대도 펼쳐진 채로 있었다. 세입자가 얼마나 갑작스레 집을 떠났는지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A씨가 개의 발견 당시 모습을 영상으로 공유하기도 했다. 영상 속에서 개는 오랫동안 씻지 못한 듯 꾀죄죄한 모습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음식을 주워 먹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그래도 개가 방에 있는 패드 위에다 일을 보려고 한 게 기특하고 안쓰럽다” “주인은 개를 버리고 떠났지만 개는 주인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사람이 너무 잔인하다” “부디 좋은 주인을 만나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모습(왼쪽)과 임시보호 중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유기견 토르 발견 직후 모습(왼쪽)과 임시보호 중 모습. [헬프셸터 인스타그램]

A씨는 개를 발견하자마자 임시 보호를 시작, 각종 검사와 미용을 시켜준 뒤 새 가족을 찾았다.

다행히 개는 유기견 보호소를 통해 소식이 알려진 지 이틀 만에 새 가족을 찾았다. 이 개의 새 이름은 ‘토르’. 토르의 새 가족은 지난 21일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토르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새 주인과 지내고 있는 토르 근황 [토르 인스타그램 캡처]

새 주인과 지내고 있는 토르 근황 [토르 인스타그램 캡처]

새로운 가족을 만난 토르는 한층 깔끔하고 밝아진 모습이었다. 토르를 처음 발견했던 건물주 A씨가 “자기 자신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게 사람인데,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고 순한 아이”라고 했던 것을 증명하듯, 새집에서도 금방 적응한 듯 보였다.

토르의 새 주인은 “거제도에서 서울까지 6시간 동안 멀미도 안 하고 착하게 왔다”며 “새집에 와서도 천천히, 씩씩하게 적응 잘하고 있다”고 토르의 근황을 전했다. 네티즌들은 “토르와 함께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전의 고통은 잊고 새 가족 품에서 사랑받으며 살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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