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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약하다는데 사망 27일만 최다…”앞으로 2~3주가 고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엿새째 5만명대를 기록한 15일 위중증 환자는 이틀 연속 300명선을 넘었다. 사망자도 27일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신규 환자가 1만명대로 올라서며 본격 급증세를 보인 지 3주가량 지난 만큼 시차를 두고 위중증, 사망자 규모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국이 18일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방역완화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단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진다.

15일 오전 서울광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광장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위중증 환자는 전날(14일) 306명으로 300명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314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주간 평균 위중증 환자는 288명이다. 지난달 29일부터 16일째 200명대를 유지해오던 위중증 환자가 300명대로 올라서 본격 증가할 조짐을 보인다.

18일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예정 #전문가들 "방역완화 속도 조절해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 아무리 오미크론이라 하더라도 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난 목요일(10일) 새롭게 연 12개 병상의 준중환자실이 2~3일 내 꽉 찰 것 같다”고 썼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이후 지난해 11~12월 벌어졌던 일이 재연될 수 있다는 시그널(신호)”이라고 우려한다.

사망자도 61명 나와 전날(21명)의 3배로 올랐다. 한동안 20~30명대로 유지됐는데 지난 1월 19일(74명)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로 많이 나온 것이다. 80대 36명, 70대 16명, 60대 5명, 50대 4명 등 고령층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현재 위중증 환자도 60세 이상 고령층이 82.5%로 다수를 차지해 향후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KBS 긴급진단에서 “향후 2∼3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만 델타 유행 때와 비교하면 의료체계에 여력이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작년 12월 델타 때는 7000~8000명 환자가 발생했고, 위중증 환자가 1000명을 넘었다”며 “의료체계 가동률도 80%를 초과해 거의 모든 자원이 소모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현재는 5만명 넘는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면서 위중증 환자, 사망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당시와 비교해 훨씬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거리두기 완화를 검토하는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KBS 긴급진단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절규에 답할 책임이 있다”며 “전문가들이 성급하다고 경고하지만,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내리면 상황을 설명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8일 거리두기 조정을 두고 현재 여러 의견을 듣는 중인데 사적 모임은 8명까지로, 영업 시간은 오후 10시까지로 완화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당장 환자가 7만~8만대로 나올 수 있어 시간 연장은 어렵다”는 반대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는 중단되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는 미접종자 보호를 위해 유지하되 적용 범위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식당이나 카페의 QR코드는 방역패스 성격이라 유지되고, 출입명부 기능을 하는 백화점·마트의 QR코드, 안심콜은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손 반장은 “유행 특성의 변동에 따라 사회·경제적 피해를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금요일(18일)을 목표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QR코드를 찍고 있다. 뉴스1

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QR코드를 찍고 있다. 뉴스1

전문가들은 완화하더라도 수위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정 기간이 흐른 뒤 중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완화하더라도 어떤 요인이 확진자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하지 않을지 검토가 필요하고 그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의 상황, 병상 여유 등을 고려한 점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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