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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측 “윤 후보에 힘 실어야” 안철수측 “마지막 제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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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제안한 다음 날인 14일, 양측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측이 2~3일 안에 판단을 못 하면 단일화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고, 최진석 상임선대위원장은 “우린 마지막 제안을 했다”며 배수진을 쳤다. 반면에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측이 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훼방과 무도한 공작,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맞받아쳤다. 지지율 차이가 큰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미였다.

양측의 신경전은 ‘여론조사 단일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반돼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지지층이 윤 후보를 배제하기 위해 안 후보를 의도적으로 밀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자연히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지 않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단일화 여론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국민의당은 “중도는 물론 진보층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는 게 안철수”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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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지지층 이동 형태가 확연히 달랐다. 칸타코리아·서울경제가 지난 8~9일 실시한 유·무선 전화면접조사에서 윤 후보로 단일화 시 윤석열 46.2%, 이재명 33.7%였고, 안 후보로 단일화 시 안철수 44.4%, 이재명 28.9%였다. 누가 야권 단일 후보가 돼도 이 후보에게 앞섰다. 하지만 윤 후보로 단일화 시 안 후보 지지층은 28.6%가 이 후보, 25.4%가 윤 후보로 이동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도 16.8%가 이동했다. 반면에 안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는 윤 후보 지지층의 69.3%가 안 후보로 이동했고 이 후보에게 1.4%, 심 후보에게 1.5%만 갔다. 즉 안 후보로 설사 단일화돼도 지지를 유지하겠다는 윤 후보 지지층이 상당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 지지층의 성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KBS·한국리서치의 지난 7~9일 무선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야권 단일 후보 지지율은 윤 후보 44.2%, 안 후보 45.5%로 불과 1.3%포인트 차이였다. 하지만 응답자의 이념 성향을 살펴보면 진보 성향 응답자의 23.3%가 윤 후보, 67.5%가 안 후보를 선택했다. 보수 응답자는 71.1%가 윤 후보, 22.9%가 안 후보를 택했다. 중도 응답자는 40.2%가 윤 후보, 50.1%가 안 후보를 선택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의 78.6%가 안 후보를, 10.3%가 윤 후보를 선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두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 지지층은 정권 교체를 위해 결집한 지지층이지만, 안 후보 지지층은 유동층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수월한 안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위장 응답’한 여당 지지층이 상당하다는 게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고 했다. 반면에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 윤석열 대결에선 죽어도 윤 후보를 못 뽑겠다는 사람들도 이재명 대 안철수 대결에선 안 후보를 뽑을 수 있다는 여론조사도 많지 않은가”라며 “안 후보의 확장성이 더 크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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