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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500m 깜짝 메달리스트? 차민규가 싸운 건 선입견이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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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차민규가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질주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간판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차민규는 깜짝 메달의 이미지를 지우고 싶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18년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이다. 올림픽 신기록(34초32)을 세운 가오팅위(중국)에 불과 0.07초 뒤진 훌륭한 레이스였다.

남자 500m에서 한국은 4개의 메달을 따냈다. 이강석(2006 토리노 동), 모태범(2010 밴쿠범 금)에 이어 차민규가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민규는 "두 대회 연속 메달이 처음인지 모르겠지만 기분 좋고 가족들의 도움 덕에 메달 딸 수 있었다"고 했다.

앞서 레이스를 펼친 가오팅위가 올림픽 기록을 세웠지만 차민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나름대로 내 레이스를 하자는 생각이었다. 3, 4코너 실수 있어서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 0.07초로 져서 그 부분이 아쉽다"고 했다. 2위로 레이스를 마친 차민규는 이후 여덟 선수의 레이스를 더 지켜봤다. 그는 "기록을 보고나서 기다리고 있던 상황인데, 그 상황이 좀 간당간당할 거 같아서 기도하면서 지켜봤다"고 했다.

평창올림픽 당시 차민규는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평창 때와)의미가 다른 것 같다. 깜짝 은메달이라는 얘기가 있었지만 또 한번 메달을 딴 거니까 깜짝은 아니다. 나름 노력 많이 했고, 그 결과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다보니 (큰 경기에 강한 듯한데)저는 항상 노력을 하려 하고 있다. 노력하다보니 큰 경기에 제대로 나온 거 아닐까"라고 말했다.

차민규는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선 랭킹 11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그는 "큰 대회이다보니 더 집중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래서 좋은 결과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차민규가 월드컵에서 좋지 않았던 부상과 장비 문제였다. 그는 "월드컵을 할 때 테스트를 하는 상황이었다. 상대 선수와 비교해야 하는데 못해 아쉽다. 완벽하게 더 준비했더라면 금메달을 따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차민규는 "경기 전에 그래도 많이 몸 상태는 좋아졌다"며 "평창 때 날 관리를 해주셨던 분(장치영)께 연락이 어떻게 닿아서 뒤늦게 잡고 나서 출전을 했다. 이곳에는 그분이 못 오는 상황이라,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날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차민규은 스타트가 뛰어난 편은 아니다. 평창올림픽에선 9초74로 100m를 끊었다. 그러나 이번엔 9초64초 통과했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9초 6대로만 들어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고 했다. 차민규는 "100m 부분이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가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가 기뻐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차민규가 아쉬웠던 건 함께 달린 김준호(27·강원도청)이 입상하지 못한 것이다. 바로 차민규에 이어 달린 김준호의 기록은 34초54로 가오팅위, 차민규에 이은 중간 3위였다. 그러나 최종 순위는 6위였다. 2014년 소치(21위), 2018년 평창(12위)보다 좋았지만 3위 와타나베 모리시게(일본)와 0.05초 차였다.

차민규는 "(김)준호가 중간 3위에 있어서 같이 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것이다. 준호와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함께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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