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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러시아와 분쟁 6년 동안 GDP 336조원 손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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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분쟁지역인 동부 돈바스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분쟁지역인 동부 돈바스에서 트럭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분쟁으로 8년 전 대비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에서 내전이 이어진 결과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10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CEBR에 의뢰해 러시아와의 분쟁에 따른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손실을 조사·분석했다. 조사 기간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이다.

CEBR는 우크라이나가 6년 동안 2800억 달러(약 336조원) 규모의 GDP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분쟁 전 연간 GDP의 19.9%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대치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방위비로만 1020억 달러(약 122조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크라이나는 GDP의 3.7%를 차지했던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뺏긴 뒤 매년 83억 달러(약 10조원)의 손실을 보았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0일 도네츠크 지역 진흙길 위를 전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0일 도네츠크 지역 진흙길 위를 전차를 타고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와 갈등으로 인한 투자 손실액은 연간 103억 달러(약 12조4000억원), 수출 감소액은 1620억 달러(약 19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에서의 자산 손실로 인한 누적 자본 손실액은 1170억 달러(약 140조원)에 달한다. 누적 세수 손실액은 485억 달러(약 58조원)에 이른다.

CEBR의 창립자인 더글라스 맥윌리엄스 부회장은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대규모 자산 손실·세수 감소는 물론, 우크라이나 경제에 대한 대외 신인도 추락으로 심각한 경제적 피해가 초래됐다"면서 "현재까지 손실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우크라이나 GDP 추이와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경우 GDP를 가정해 추산한 결과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0일 진행된 합동 훈련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0일 진행된 합동 훈련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의 대규모 병력이 접경에 배치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는 더 큰 위기에 놓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4% 하락했다. 앞서 2014년 러시아 크림반도 병합 후 우크라이나 통화 가치는 70% 급락해다.

최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만약 전쟁이 일어나면 우크라이나의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서방에 원조를 요청했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경제 안정화를 위해 12억 유로(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민은 긴장 속에서도 사재기나 대량의 예금 인출 없이 차분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유럽기업협회(EBA)의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기업 136곳 가운데 45%는 러시아와 전면전이 일어나도 평소처럼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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