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러시아, 준비태세 그 이상"…탱크·미사일 배치 시가전 훈련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대가 대규모 합동 훈련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엔 전투기 초계 비행이 시작됐고, 러시아의 최신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S-400이 배치됐다. 러시아 해병대는 시가전 훈련에 들어갔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러시아군 3만 명과 벨라루스군 대부분 부대가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는 S-400 지대공 미사일을 포함해, SU-25와 SU-35 제트 전투기, 전자 교란 시스템, 핵 탑재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 등을 배치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 훈련을 위해 배치된 S-400 방공 시스템. 연합뉴스

러시아와 벨라루스 연합 훈련을 위해 배치된 S-400 방공 시스템. 연합뉴스

이날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에는 탱크가 눈 덮인 들판을 활보하고 군인들이 포격을 가하는 모습, 대형을 갖춰 이륙하는 전투기와 미사일 시스템 배치 장면 등이 담겼다.

벨라루스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와 러시아 서부에도 병력이 증강됐다. 이날 NYT가 공개한 미국 맥사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에 따르면, 크림반도의 흑해 서부 연안 인근에 위치한 노보오제르노예·슬라브녜에는 병력과 차량 등 장비가 추가됐다. 크림반도 중앙의 옥티아브르스코의 폐쇄된 비행장에는 주둔 병력을 위한 550채의 새로운 텐트와 수백 대의 차량이 배치된 것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흑해와 인근 아조프해에도 해군함대 훈련이 시작됐다. 이날 러시아 북해함대와 발트함대에 속한 상륙함 6척이 지중해에서 흑해로 진입해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도착했다. 태평양함대와 북해함대 순양함 등은 지중해로 집결해 대규모 훈련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러시아군 전문가이자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정책연구소의 롭 리 연구원은 “분명히 준비태세 이상의 것”이라며 “침략 준비의 일부”라고 말했다.

러시아 해군의 상륙함인 칼리닌그라드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로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 해군의 상륙함인 칼리닌그라드가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로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맞불 훈련’에 들어갔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지난 7일 러시아·벨라루스의 훈련 기간과 같은 시기에 우크라이나도 터키에서 공급받은 무인기 바이락타르, 미국이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영국에서 받은 단거리 대전차 미사일 엔로 등을 투입해 맞대응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맞대고 동시에 대규모 군사 훈련에 들어가자 군사적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라면서 “지금은 유럽 안보에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사훈련 중에 폭격기 Tu-22M3(왼쪽)와 전투기 SU-30 SM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사훈련 중에 폭격기 Tu-22M3(왼쪽)와 전투기 SU-30 SM가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시 출국을 권고했다. 그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테러조직과 상대하는 게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군대 중 하나와 상대하고 있으며 순식간이 일이 비정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국인 레벨4로 강등하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 시민은 지금 상업용 또는 민간 수단을 통해 출국하라”고 촉구했다.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 크림반도에 병력 증강과 새로운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맥사 테크놀로지가 공개한 위성사진. 크림반도에 병력 증강과 새로운 배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는 군사력을 동원한 무력 과시와 함께 서방과의 외교적 협상을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긋고 있다. NYT에 따르면 영·러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침공할 계획이 없는데, 앵글로색슨족(서방국)이 뭔가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면서 “서방국이 우크라이나의 대사관 직원을 대피시킨다면, 러시아 역시 대사관 직원 일부에게 귀국하라고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