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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박은정 ‘성남FC 수사’ 무마 의혹, 공수처에 고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박하영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사표 문제로 촉발된 ‘성남FC 후원금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가게 됐다. 수사 무마 의혹 당사자인 박은정 성남지청장과 지난해 수사팀의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자료 요청을 반려하는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김오수 검찰총장이 공수처에 고발됐기 때문이다.

3일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은 김오수 검찰총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박은정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등을 직무유기죄 및 직권남용죄로 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한변은 고발장을 통해 김 총장·이 지검장·김 차장검사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수사를, 김 총장·박 지청장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각각 지휘·감독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성남FC 기업 후원금 의혹.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성남FC 기업 후원금 의혹.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성남FC 사건에 관련해선 “김오수, 박은정은 이재명이 성남시 관내 기업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그 대가로 후원금 명목의 거액의 (제삼자)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농후한데도 불구하고 혐의사실을 확인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하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아 수사를 의도적으로 방기했다”고 지적했다.

2018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처음 고발한 장영하 변호사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총장·박 지청장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수처가 대선이 한달여 남은 시점에서 여당 대선 후보 관련 사건에 대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지는 불분명하다.

성남FC 후원금 사건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성남FC 구단주를 맡았던 2015~2017년, 기업 6곳(두산건설·네이버·농협·분당차병원·현대백화점·알파돔시티 등)에게 성남FC 후원금 및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 원을 받고,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이다. 장 변호사 등이 2018년 6월 이 후보를 제삼자 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한 데서 시작했다. 경찰은 3년 3개월 수사 끝에 사건을 무혐의로 결론지었고, 고발인이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끝에 사건은 지난해 9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됐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던 성남지청의 내홍이 최근 수면 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박하영(48·사법연수원 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의 사표 파문이 계기가 됐다. 경찰 수사에 대해 성남지청 수사팀과 박 차장검사가 수차례 보완수사 의견을 냈는데, 박은정 지청장이 “언론에 공개되니 신중해야 한다”“직접 수사기록을 검토하겠다”는 등의 이유로 4개월간 수사를 뭉갠 데 박 차장검사가 반발해 사표를 제출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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