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할렘에 출동했다가 총을 맞고 25일 사망한 윌버트 모라(27) 미국 뉴욕 경관의 장례식이 2일(현지시각) 수천 명이 애도하는 가운데 엄수됐다. 같이 출동했다가 먼저 숨을 거둔 제이슨 리베라(22) 경관의 장례식에 뒤이은 것이다.
두 사람을 포함한 경찰관 3명은 당일 할렘가의 한 가정집에서 '아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리베라와 모라는 집안을 살피다가 좁은 복도 쪽에 있는 침실에서 용의자 라숀 맥닐(47)을 맞닥뜨렸다. 맥닐은 리베라와 모라에게 총을 쐈다. 이후 밖으로 달아나려다 리베라, 모라와 함께 출동한 경찰관의 총에 머리와 팔을 맞았다. 총격이 벌어진 그 날 밤 리베라는 숨을 거뒀다. 맥닐은 치료를 받다가 지난 24일 사망했다.
2일 미국 맨해튼 미드타운 5번가와 성패트릭대성당 일대에는 오전부터 젊은 경관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들과 시민 수천 명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모라의 여동생 카리나는 이날 "뉴욕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지만, 그들은 누가 보호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범죄는 그들의 도시를 위해 최선을 다한 두 모범적인 젊은이의 삶을 끝냈다"며 "행동을 취하라.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의회에 관련 입법 등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공포의 잿더미에서 평화의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또 한 번 총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뉴욕에는 총기 범죄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경찰을 향한 총격 사건만 벌써 6번째다. 윌버트 모라의 장례식을 하루 앞둔 전날 밤에는 퀸즈 지역에서 남성 2명이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다가가 총을 쐈다. 이들 경찰은 어깨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했고, 남성 2명은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아담스 시장의 취임 첫 5주간 모라 경관을 포함해 6명의 경찰관이 총에 맞았다"며 "수천 명이 (이날 장례식에서) 비통함을 표했다"고 전했다.
AP통신 역시 "지도자들은 또다시 성패트릭대성당에 서서 이 사태에 걱정하는 도시를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 뉴욕을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최근 뉴욕시에서 증가한 주요 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총기 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