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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앙' 물 뜬다는 청정 알프스에도…'미세플라스틱 눈' 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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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마테호른(4478m). [중앙포토]

알프스 마테호른(4478m). [중앙포토]

전 세계 대표 청정 지역으로 꼽히는 '알프스'에도 미세플라스틱 섞인 눈이 내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알프스는 유럽 중남부의 큰 산계로 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에 걸쳐있다.

2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스위스 EMPA,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오스트리아 기상·지구물리학 중앙연구소 등은 공동 연구를 통해 알프스에 쌓인 눈에 다량의 '나노 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 내용은 지난해 11월 국제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

'나노 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 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로, 매우 작고 가벼워 공기에 실려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보통 플라스틱 폐기물의 기계적 마모, 풍화 등을 통해 만들어지며 포장지나 의류에서도 생성된다.

연구팀은 2017년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40여 일간 알프스의 눈을 채취해 연구를 진행했다. 오스트리아 호에 타우에른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기상·지구물리학 중앙연구소의 관측소 인근에서 매일 오전 8시에 쌓인 눈의 샘플에서 표면을 분리한 뒤 이를 녹여 나노 플라스틱 농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눈 샘플의 나노 플라스틱 평균 농도는 1mL당 46.5ng(나노그램)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 이 지역의 1년간 평균 나노 플라스틱 침적률은 1㎢당 42㎏으로, 기존 연구에서 파악된 수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검출된 나노 플라스틱의 종류는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등이 주를 이뤘다. PP와 PET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소재들이다.

그렇다면 이 나노 플라스틱은 어디에서 왔을까. 연구팀은 유럽 기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프스에서 검출된 나노 플라스틱의 발생지를 추정한 결과 약 30%가 관측소 반경 200㎞ 내 도시에서 나온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 검출량의 약 10%는 관측소에서 2000㎞ 떨어진 대서양에서 바람을 타고 온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도시·시골·오지 지역의 나노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는 나노 플라스틱 노출 수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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