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연장해도…휘발윳값 또 1800원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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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이 지난달 28일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이 지난달 28일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휘발윳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지금 속도면 L당 1800원 돌파는 시간문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도 마찬가지다. 국제유가가 워낙 빨리 상승하고 있어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일 보통 휘발유의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L당 1668.46원이었다. 하루 전보다 0.75원 올랐다. 휘발윳값은 지난달 9일(1621.3원) 이후 한 달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1700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2일 기준 평균 1741원으로, 이미 170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이날 자동차용 경유도 L당 1486.65원으로 한 달 전 1442.09원과 비교해 40원 넘게 올랐다.

원유 수요가 급증한 데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위험 고조,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피습 등 지정학적 요인까지 겹치며 유가를 더 끌어올렸다. 오피넷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영국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9.1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과 31일엔 90달러 선 위로 치솟기도 했다.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1일 88.20달러에 거래되며 9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석유류 가격은 국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4%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국제유가 동향에 따라 (오는 4월까지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변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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