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때문에…남녀 수학 점수 격차 더 벌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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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22년도 대학수학능력(수능)시험에서 수학 1등급 남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졌다. 문·이과 통합수능에 ‘불수능’까지 겹치면서 남학생이 많이 선택하는 기하·미적분이 표준점수와 등급에서 유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6일 종로학원의 2022년도 수능 국어·수학 영역 분석에 따르면, 올해 수학 평균 표준점수는 남학생(103)이 여학생(96.8)보다 높았다.

국어는 여학생(100.9)이 남학생(99.2)보다 높았다. 다만 국어는 차이가 크지 않았던 남녀 간 격차가 유지됐지만, 수학은 더 벌어졌다. 올해 여학생 국어 평균 표준점수는 남학생보다 1.7점 높아 지난해 수준. 수학은 남녀 간 격차가 지난해 1.5점에서 올해 6.2점으로 벌어졌다.

이런 경향은 남녀 1등급 비율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수학 1등급 수험생 중 남학생 61.1%, 여학생 38.9%였다. 올해는 남학생(75.3%)이 수학 1등급을 대거 차지했고, 여학생은 24.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과 학생에게 유리한 통합형 수능의 특성이 최상위권 남녀 비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한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남학생은 수학에서 기하·미적분을, 여학생은 확률·통계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데, 기하·미적분은 난도가 높아 표준점수와 등급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과 학생의 교차지원으로 인문계열 경쟁률도 상승했다. 이과 학생이 수학 성적 우위를 바탕으로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에 응시하면서다. 올해 주요 10개 대학(경희·고려·서강·서울시립·성균관·연세·이화·중앙·한양) 계열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이과생의 ‘문과 침공’ 영향으로 인문계 경쟁률(5.36대 1)이 자연계(5.11대 1)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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