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재명과 선거치러 부끄럽다…박 전 대통령 찾아뵙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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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TK(대구ㆍ경북)를 방문 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30일에도 강도 높은 ‘반(反)문재인’, ‘반이재명’ 공세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또다시 “확정적 중범죄(자)”라고 했고, 문 정부를 향해선 “표를 얻기 위해 막 던지는 어음정치인데 부도어음”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윤 후보는 이날 오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일관된 정책기조란 게 없는 정당”이라며 “그래서 저쪽에서 하는 이야기를 별로 관심갖고 보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일관성과 합당성이 있어야 들여다보고 비판하는데, 저거 저는 무시해버린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구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선 이 후보를 향해  “변색, 변신술이 재밌기도 하면서 국민들을 많이 짜증나게 한다”며 “그런 사람과 선거를 치른다는 것도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토론거부’ 논란에 대해선 다시 “대장동 특검부터 받으라”며 공을 이 후보에게 넘겼다. 윤 후보는 "과거에도 선거를 앞둔 시기에 후보나 자기 세력과 관련되는 의혹에 휩싸이게 되면 다 특검을 받았다. 안 받으면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라며 "(이 후보는)특검을 왜 안 받나. 대장동 범인이기 때문에 안 받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런 중범죄로 얻은 돈 가지고 대통령 만드는 데 안 쓰겠나"라고도 덧붙였다.

[대구=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배터리 적층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1.12.30. photo1006@newsis.com

[대구=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대구 현대로보틱스를 방문해 배터리 적층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1.12.30. photo1006@newsis.com

전날 경북에 이어 이날도 ‘안방’ 대구를 방문한 만큼 이날 윤 후보의 메시지는 ‘집토끼 공략’에 집중됐다. 대구를 향해 "늘 저를 밀어주고, 믿고, 저의 오늘을 만든 곳”이라며 “대구가 바로 국민의힘의 힘의 원천”이라고 표현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실패했으면 실패를 자인하고 겸손하게 정권을 내놓고 물러가는 게 책임정치”라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통신자료 조회 논란에 대해선 “미친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당원들은 이런 윤 후보의 격한 태도에 “발언에 물이 올랐다”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이날 오후에는 6·25 전쟁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비를 방문한 뒤 “다부동은 자유민주 수호의지의 상징”이라며 “저 역시 자유민주체제를 서서히 무너뜨려 가려하는 이 (민주당)세력에 맞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강경 발언에 대해 찬사만 쏟아지는 건 아니다. 이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의 ‘반문재인’ 발언이 이어지는 데 대해 “이미 끝난 정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안티’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현대 로보틱스 공장을 방문한 후 ‘김 위원장과 선거전략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하하, 그만하시고”라며 손바닥을 펼쳐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건강이 회복되면 한 번 찾아뵙고 싶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석방을 아주 크게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방문계획에 대해선 “정치적 현안들을 신경을 쓰시면 쾌유가 늦어지신다고 한다. 회복되는 걸 기다려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전 윤 후보는 자신에 대해 지지선언을 한 15개 친박단체와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이제는 저들(민주당)의 계속적 집권을 눈 뜨고 볼 수 없다. 꼭 교체하고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는 뜻은 저나 여기 계신 여러 (단체)회장님들이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 역시 분골쇄신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하고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친박단체 대표들도 “나중에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손 잡고 갈 수 있는 길이 트였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자신에게 “(박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사죄하라”고 요구 중인 우리공화당에 대해선 “우리공화당이 뭘 하든지 관심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대구시당 앞에는 “윤석열 (박 전 대통령에게)사죄하라”는 플래카드를 든 우리공화당 당원들과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는 윤 후보 지지자들이 운집해 갈등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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