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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박근혜 수사 직분따라 한 일, 인간적으로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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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진행자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8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다.

이날 오전 서울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윤 후보는 ‘(지난 24일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을 찾아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 수사는 공직자로서 제 직분에 의한 일이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정서적으론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인간적으로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분의 건강 회복이 우선인 상황에서 제가 그분 뵙겠다고 찾아가는 것이 우리 박 전 대통령의 건강 회복에 과연 바람직하겠느냐”며 “지금은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조속한 건강 회복을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번 사면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외된 데 대해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법 처리는 정치적으론 국민 통합에 대단히 부정적이지만, 법치와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며 “국가 발전과 국민의 미래를 위해 잘 조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과거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노 전 대통령 수사팀이 당시 의견을 물어오면, 저는 ‘조속하게 처리하고 무리는 안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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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지난 26일) 아내 김건희씨의 사과가 충분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께 판단을 맡기겠다.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사과의 진정성과도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향후 선거 유세에 김씨가 동행할지에 대해선 “본인이 판단할 문제다. 강요하거나 권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1일 1실언’이라는 지적에는 “제 잘못이다. 국민의 비판을 당연히 수용하고, 제가 정치적으로 책임질 건 지겠다”고 했다.

“대장동 특검을 받으면 (이재명 후보와의) 토론에 응하겠다”는 조건부 토론 입장을 취하고 있는 윤 후보는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의 물타기성 정치 공세적 토론 제의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야당 후보로서 좀 취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이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 참석한 윤 후보는 일본과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본의 경우 관계가 가깝지 않으면 역사적 문제를 정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들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반대로 중국 청년 대부분이 한국을 싫어한다”며 “이 정부 들어 중국 편향적인 정책을 쓰고 미·중 간 중간자 역할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관계가 나쁜 것으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신지예 영입 반대’ 청년들과 간담회=윤 후보는 이날 저녁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영입을 반대하며 당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청년 7명과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했다. 1시간2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청년들은 여성할당제와 학교 여성인권 교육 등 젠더 갈등을 둘러싼 여러 현안을 제기했다고 한다. 이에 윤 후보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간담회에 동석한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윤 후보가 ‘남녀갈등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어떻게 대안을 찾아야 하는지 더 고민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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