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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징크스' 소형준, 신인왕 후배 이의리 향한 당부

중앙일보

입력

2020년 신인왕 소형준은 2021년 신인왕 이의리가 2년 차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KT 위즈]

2020년 신인왕 소형준은 2021년 신인왕 이의리가 2년 차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 KT 위즈]

'2년차 징크스'를 겪은 2020년 신인왕 소형준(20·KT 위즈)이 2021년 신인왕 이의리(19·KIA 타이거즈)에게 경험에서 우러나는 당부를 전했다.

소형준은 2021 정규시즌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다. 신인왕에 오른 2020시즌 성적(13승·평균자책점 3.86)에 크게 못 미쳤다. 개막 초반 주 무기 컷 패스트볼(커터)의 구속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지며 고전했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1군에 복귀해서도 투구 기복이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당시 소형준에 대해 "타자와의 승부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결정구(커터) 위력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지도자와 선배들의 도움을 받은 소형준은 멘털을 다잡았고 후반기부터 제 모습을 찾았다.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선발 등판에서 호투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다사다난한 2021년을 보낸 소형준은 "프로 무대가 얼마나 높은 지 새삼 실감했다"라고 돌아봤다.

소형준의 경험은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의리에게 교본이 될 수 있다. 이의리는 2021 정규시즌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지난달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왕에 올랐다. 1985년 이순철(현 SBS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의 타이거즈 신인왕이다.

소형준은 이의리가 탈삼진 10개를 기록한 4월 28일 한화전 투구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접한 후 "(이)의리는 정말 시원스러운 투구를 하더라. 나보다 훨씬 좋은 투수 같다"라며 극찬했다.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에 오른 이의리. [사진 KIA 타이거즈]

36년 만에 타이거즈 신인왕에 오른 이의리. [사진 KIA 타이거즈]

소형준은 "의리는 워낙 구위가 좋기 때문에 나와는 달리 2년차 때도 잘 할 것 같다"라면서도 '신인왕'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먼저 데뷔 시즌 성취에 연연하지 않는 것. 소형준은 "신인으로 주목받았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2년차에도 욕심이 나더라. 투구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냥 '나는 여전히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고 단순하게 투구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라고 했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멋모르고 패기 있게 던지자"라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는 구위 저하에 대처하는 자세다. 소형준은 데뷔 시즌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많은 공(2172개)를 던졌다. 몸 관리 노하우가 부족한 채 오프시즌을 보냈고, 누적된 피로로 인해 2021시즌 초반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

소형준은 "돌아보면 (구위 저하는) 당연한 현상이었다. 처음 겪는 일 아닌가. 운동을 더 많이 한다고 팔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더라. 어느 순간부터는 '현재 컨디션에서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라고 마음 머었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 성적보다는 팀 레이스에 기여할 생각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도 순위 경쟁에 집중하며 조금 더 좋은 투구가 나오더라"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의 당부를 들은 이의리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덕담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2시즌에는 타자와 더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겠다. 볼넷도 줄일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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