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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돈줄 죄도 中 통화 정책 마이웨이...완화적 통화정책 시사

중앙일보

입력

중국인민은행의 모습. [중앙포토]

중국인민은행의 모습. [중앙포토]

중국과 미국의 통화 정책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린 중국인민은행이 실물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을 시사하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돌아선 것과 다른 행보에 대한 부담을 느낀 듯 통화정책의 '자주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5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도문에서 “금융이 실물경제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금융지원 혁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며 “제조업 기업이 중장기 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향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을 시사했다.

중국이 돈줄을 푸는 것은 실물 경제가 위축하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낮아지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세계적으로 전염병은 여전히 지속해서 변천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이 더욱 복잡하고 심각하고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국내 경제가 수요 축소와 공급 충격, 전망 약세 전환이라는 3중 압력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건물의 모습. [로이터]

중국 상하이에 있는 헝다센터 건물의 모습. [로이터]

실제로 중국 경제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共同富裕) 기조를 내세우며 각종 기업 규제책을 내놓은 뒤 기업 활동이 위축된 데다, 중국의 대형 부동산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 위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불안한 조짐은 성장률 전망 등의 경제 지표로 드러난다. 세계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1%다. 앞서 지난 6일 중국 국무부 산하 최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전망치(5.3%)도 이와 비슷하다. 톈안먼 사태 이후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가해진 1990년(3.9%)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인민은행은 커지는 물가상승 압력에 '인플레 파이터'로 방향 전환을 꾀하는 주요국 중앙은행과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로 통하는 1년 만기대출우대금리(LPR)를 3.85%에서 3.80%로 인하했다. 반면 Fed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규모를 현재의 두 배(월 300억 달러)로 늘리고, 내년에 기준금리를 3번 이상 올릴 것을 시사했다.

긴축의 흐름 속 완화를 택한 통화정책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듯 이날 인민은행의 보도문에서는 이례적으로 통화정책과 관련한 ‘능동성’과 ‘자주성’에 관한 표현이 언급됐다. 인민은행은 "온건한 통화 정책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전망성, 정밀성, 자주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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