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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렬' 양현종과 '150억원' 나성범, 17시간 만에 엇갈린 희비

중앙일보

입력

외야수 나성범이 프로야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 타이기록을 세우고 고향팀 호랑이 유니폼을 입는다.   KIA 타이거즈는 FA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사진은 호랑이 유니폼 입은 나성범. [연합뉴스]

외야수 나성범이 프로야구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 타이기록을 세우고 고향팀 호랑이 유니폼을 입는다. KIA 타이거즈는 FA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 원에 계약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사진은 호랑이 유니폼 입은 나성범. [연합뉴스]

하루 차이로 양현종(33)과 나성범(32)의 희비가 엇갈렸다.

KIA 타이거즈는 23일 오전 FA(자유계약선수) 외야수 나성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던 나성범은 6년, 최대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연봉 총액 60억원, 옵션 총액 30억원)에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다. 총액 150억원은 2017년 1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세운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과 타이. 이대호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하는 신분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순수 KBO리그 경력 선수 중에선 나성범이 역대 최고액이다.

나성범은 일찌감치 KIA행이 유력했다. 원소속팀 NC 다이노스의 잔류 의지도 강했지만, 야구계 안팎에선 "KIA가 제시한 계약 규모가 더 크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올 시즌 KIA는 팀 홈런이 66개로 리그 최하위였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원인을 타선에서 찾았고 거포 외야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성범은 KIA 연고 지역인 광주 출신으로 초중고교를 모두 광주에서 졸업했다. NC가 지난 14일 FA 외야수 박건우와 6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면서 나성범의 KIA 이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이 10월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에서 2020시즌을 마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에서 12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60(35⅓이닝 42피안타 24실점 22자책)을 올렸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0경기(선발 9경기)에 출전해 3패 평균자책점 5.60(45이닝 52피안타 32실점 28자책)을 기록했다.[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이 10월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에서 2020시즌을 마친 뒤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은 메이저리그에서 12경기(선발 4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60(35⅓이닝 42피안타 24실점 22자책)을 올렸으며, 마이너리그에서는 10경기(선발 9경기)에 출전해 3패 평균자책점 5.60(45이닝 52피안타 32실점 28자책)을 기록했다.[연합뉴스]

하지만 KIA는 나성범과의 계약 발표를 계속 미뤘다. MLB에서 복귀한 에이스 양현종과의 FA 계약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이었다. 구단으로선 양현종 계약과 나성범 영입이 서로 맞물리는 모양새가 가장 이상적이었다. 하지만 양현종의 계약이 난항이었다. 몇 차례 만남을 통해 계약 조건을 주고받았지만, 선수 측에서 "서운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협상 분위기가 요동쳤다.

"보장액보다 옵션이 더 크다" "옵션이 대부분 달성하기 어렵다"는 추측성 보도가 연이어 나오면서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 최종 협상으로 여겨졌던 22일 만남에서도 빈손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대리인을 대동하지 않고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마라톤 협의 끝에 나온 결론은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달라"였다.

KIA는 나성범의 계약을 더는 기다리지 않았다. 양현종과의 벼랑 끝 협상이 끝난 뒤 17시간 만에 나성범 영입을 발표했다. KIA는 여전히 양현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나성범의 계약을 지켜본 양현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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