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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뇌졸중 유발 심방세동, 일상 속 7일 검사하니 진단율 96.6%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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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면

 편의성 높인 심전도 검사 기기

카디아솔로를 몸에 부착한 모습. 기기에 내장된 메모리 스틱이 7일 동안 일상 활동 속 심전도를 기록한다. [사진 드림텍]

카디아솔로를 몸에 부착한 모습. 기기에 내장된 메모리 스틱이 7일 동안 일상 활동 속 심전도를 기록한다. [사진 드림텍]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은 주로 60대 이상에서 발병한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50대의 뇌졸중 환자는 6만5549명이었지만,  60대 환자는 13만1009명으로 2배가량 많았다.

 뇌졸중이 발병하면 후유증으로 보행을 비롯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고 폐렴·욕창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반복적인 뇌졸중은 혈관성 치매 유발 위험을 높인다. 뇌졸중을 경험하면 예전 같은 건강을 회복하기 어렵다. 사전에 위험 요인을 파악해 예방하는 게 상책이다. 뇌졸중을 유발하는 위험 요인은 다양하다. 특히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뇌졸중 발생 위험을 5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심방이 규칙적이면서 균일하게 수축하지 못하고 잔떨림이 계속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로 인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심방 안에 피가 고이면 피가 굳어 혈전이 생긴다. 심장 내에서 생긴 혈전은 혈관을 통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심장과 가까운 뇌혈관을 막으면 허혈성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최수연 교수는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20~30%는 심방세동과 관련 있다”며 “심방세동 환자가 혈전 형성을 막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면 뇌졸중 발병 위험을 3분의 2가량 줄일 수 있으며 심방세동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면 뇌졸중 발병 위험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심방세동이 나타나도 초기에는 발작적·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데다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심방세동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매일 매 순간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게 아니라 수십 초에서 수 분 동안 심방세동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언제 증상이 다시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기존 심전도 검사 방식의 한계도 있다. 그간 병원 심전도 검사는 보통 10초 동안 심전도를 찍는 데 그쳤고, 활동 심전도(일상에서 활동 중일 때의 심전도)를 모니터링하는 ‘홀터 검사’(미국인 홀터가 개발한 심전도 검사법)의 경우 24시간 동안만 심전도를 기록하기 때문에 부정맥 발견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에서 진행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검사 하루 동안 심방세동을 비롯한 부정맥 발견율은 약 50%에 불과했다.

선 없애고 방수 기술 더해 일상 가능

과거에 심전도 검사를 오랜 기간 진행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가 불편함이었다. 24시간 내내 홀터 심전도 검사를 받는 환자는 기계에 연결된 선을 몸 여러 곳에 붙인 상태로 지내야 해 수면·샤워 등 일상 활동에 제약이 컸다. 최 교수는 “심전도를 오래 측정할수록 부정맥 발견율이 높다는 점, 일상생활 중의 활동 심전도를 확인하는 검사인 만큼 편의성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특히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은 고령의 환자가 심전도 검사를 받는다면 검사 편의성을 더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 장기간 심전도를 기록할 수 있는 ‘연속 심전도 검사법’이 개발·도입됐다. 연속 심전도 검사법은 선 없이 몸에 가볍게 붙이는 패치 형태의 기기로 실시해 일상에서의 제약을 줄였다. 높은 수준의 방수 기능까지 갖춰 패치를 붙인 상태로 가벼운 샤워·운동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모바일 기기와의 연결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 환자를 고려해 기기 자체에 메모리 스틱을 내장, 휴대전화에 전송하지 않아도 심전도가 기록되는 기기(카디아솔로)도 출시됐다. 이 기기로 2일, 7일간 심전도를 기록할 때 진단율이 각각 71.1%, 96.6%였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검사 도중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기기에 장착된 버튼을 직관적으로 누를 수 있도록 설계된 것도 이 기기의 장점이다. 최 교수는 “부정맥 발견율과 검사 편의성을 동시에 높인 새로운 의료 기기의 등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심방세동 및 뇌졸중 발생의 주요한 위험인자가 ‘연령’인 만큼 65세 이상이라면 연속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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