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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ㆍ종금사엔 “발등의 불”(「금융산업구조」 어떻게 바뀌나: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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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단자사 살길은 통폐합뿐/특혜 종금사는 기능축소 불가피
금융산업의 구조개편이 임박함에 따라 가장 다급해진 곳은 32개 단자사와 6개 종금사.
단자사의 통폐합을 통해 은행 및 증권업을 허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소문이 퍼져 단자주의 주가가 치솟는 등 다소 들뜬 분위기가 없지 않지만,어쨌든 「헤쳐 모여」를 통해 지금과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각 단자사들은 대형사들과 소형 및 지방사들간의 통폐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H사의 김모전무는 『단자사들이 과거 20년간 신용에 의한 여신기법을 정착시키고 신속하게 자금을 공급해온 공도 크지만 지나친 장사속으로 금융기관으로서의 공공성은 경시해 왔다』며 경쟁력 강화와 공신력제고를 위해서도 통폐합을 통한 새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많은 단자사 관계자들은 앞으로 단자사의 위상변화에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통폐합은 대주주들의 재산권행사와 관련된만큼 대주주들이 키를 쥐고 있다』며 최고 경영진까지 회사의 장래를 점치기 곤란하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등에서는 상업은행들이 CP(신종기업어음)와 CMA(어음관리구좌)업무를 취급하고 있는데 외국계은행이 국내에 진출하면 이같은 업무를 요청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국내은행에도 이같은 업무를 허용치 않을 수 없게돼 단자사의 고유업무가 없어진다는 결론이 나온다는 것.
또다른 H사의 어떤 부장은 『CP,CMA업무를 전문화해 경쟁력에서 은행을 이길 자신이 있는 단자사들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일본처럼 금융기관의 단기금융(콜)중개업무만 맡거나 통폐합을 통해 업종변신을 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콜 브로커 업무만 맡는다면 32개사나 버티고 앉을 자리는 없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금융산업개편안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업종변신의 물꼬만 터주면 자연스럽게 제갈길을 찾아갈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몇몇 대형사들은 현재 중소기업은행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아래 후발 및 지방단자사들에 합병의 손길을 뻗칠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자업계 관계자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합병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사금융시장의 제도권유입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불과 지난 8년새 무려 12개의 단자사를 인가해준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사채등을 기관자금으로 유입하든지 기존사를 대형화시키면 될터인데 곧 사라질 운명의 단자사들을 그렇게 많이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또 만약 단자사끼리 통폐합을 해 대형단자사로 남을 경우 자본금 규모등에 따라 자금중개업무외에 회사채인수 주간사업무나 외환업무를 추가로 허용해 주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투자금융협회 유한수 연구소장은 『자금을 중개하는 기관이 회사채 인수주선업무를 못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은행등 다른 금융기관에 신상품을 허용하는등 금융산업을 사실상 개편시키면서 유독 단자사만 의붓자식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한국종금등 6개 종금사들은 현재 ▲단기금융업 ▲증권업무 ▲투자신탁업무 ▲리스업무 ▲외국환업무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리스업무가 수입이 제일 짭짤해 손떼기를 싫어하고 있다.
K종금의 K부장은 『종금의 현재 업무를 그대로 살려달라고 정부에 애원해봐야겠지만 금융산업 전체로봐 종금이 현재 큰 특혜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기능축소가 불가피할 것같다』고 걱정했다.<박의준기자>
◇단자사들의 대주주 현황 (단위:억원,%)
회사명(자본금) 대 주 주
한국(450) 한국장기신용은행 30.08,국제금융공사 7.3
6,삼성생명보험 4.35,노무라증권 4.15,
쿠웨이트아시아은행 4.15
서울(450) 상업은행 46.9,서울신탁은행 12.2,동아생
명보험 1.8
한양(450) 두산그룹 14.2,코오롱그룹 12.9,서울신탁
은행 신탁부 4.9,고흥명 4.2,상업은행 0. 8
대한(450) 미원식품 11.1,미원 7.2,해태제과 6.4
,투자신탁부장 3.6,해태상사 3.0,호남제분
2.1,코래드 1.8,세원 1.73,합경운수
1.7,호남유업 1.4,롯데삼강 1.0
동양(450) 서울신탁은행신탁부 1.4,한국투자신탁 1.3,
동양그룹 29.7
중앙(400) 동국산업 13.37,세진물산 6.14,농심 4
.16,조선선재 2.73,동국제강 11.97
제일(500) 신격호 3.7,제일투자협회 1.8,김준중 1.
3
한불종금(185) 소시에테제네 50.0,정석기업 11.6,한진해
운 4.3
아세아종(150) 야스타 Trust35,대한방직 베닝텅홀딩Co.
7.0
한국종금(150) ㈜대우 8.0,대한전선 8.0,전방 8.0,현
대차 8.0,동양나일론 8.0,B버클레이즈 2
5,보스톤 25
국제종금(230) KFC 30.0,현대중공업 10.4,현대건설
10.1
한외종금(215) 외환은행 31.4,Commerz Bank 20
.9,홍콩은행 14.0
새한종금(220) 산업은행 20.5,케미칼은행 20.1,외환은행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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