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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옆에 있었는데…전두환 빈소 '가짜 박근혜 조화' 소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도착했으나, 이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는 치워진 상태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 이틀째인 24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가 도착했으나, 이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는 치워진 상태다. [공동취재=연합뉴스]

24일 오전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나타나 주목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 명의의 근조 화환은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게 아니라고 유영하 변호사가 밝혔다.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오늘(24일) 오후 4~5시쯤 장례식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전에 빈소에 도착했다는 조화는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유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전 전 대통령의 부고를 접한 뒤 조화를 보내달라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유 변호사는 “지난달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별세 당시 보냈던 것과 비슷하게 ‘전(前) 대통령’ 직함을 쓰지 않고 이름만 적힌 조화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무렵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전 전 대통령의 빈소엔 ‘前 대통령 박근혜’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도착했다.

해당 조화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 부인 김옥숙 여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함께 놓였다. 하지만 이 조화가 박 전 대통령이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치워졌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의 빈소에 조화를 보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45년 전 시작된 두 전직 대통령의 인연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두 전 대통령의 인연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퍼스트레이디 대행’을 하던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1979년 10‧26 사태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이던 전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6억원을 선친을 여윈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돈은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라고 언급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24일 오전 전 전 대통령 빈소에 도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 그러나 해당 조화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은 아니라고 유영하 변호사가 밝혔다. [공동취재=연합뉴스]

24일 오전 전 전 대통령 빈소에 도착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조화. 그러나 해당 조화는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은 아니라고 유영하 변호사가 밝혔다. [공동취재=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이라며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은 12‧12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박정희 정권과 대대적인 선 긋기에 나섰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이후 6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공개적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18년간 사실상 은둔의 삶을 살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로 선출된 2004년 8월 서울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찾아 인사를 했다. 두 사람은 이후 9년여 만인 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 취임식에서 다시 마주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이에 검찰은 당시 전씨의 연희동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벌였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유죄가 확정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현재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수정(24일 15시40분) =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와의 통화를 통해 앞서 도착한 조화가 박 전 대통령 측이 보낸 것이 아님을 확인해 제목과 기사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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