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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2명 쐈는데 무죄라니" 10대 백인 총격범 평결에 발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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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한 카일 리튼하우스(18). 로이터=연합뉴스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한 카일 리튼하우스(18).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백인 10대 소년이 무죄평결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AP통신 등에 따르면 피고인 카일 리튼하우스(18)가 정당방위로 무죄 평결을 받자, 미 전역에서 이에 반발해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뉴욕주 브루클린, 일리노이주 시카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등에 수백명의 인파가 거리로 나왔다.

브루클린에선 수백명이 NBA팀 브루클린 네츠의 홈구장 바클레이스 센터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8시쯤 200명가량 인파가 모이자, 시위대는 "자본주의 법정에 정의는 없다"는 팻말을 들고 맨해튼 브리지를 향해 행진했다.

시카고에선 도심 밀레니엄 공원 인근에 모인 시위대 수십명이 교차로를 점거해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후 연방청사 앞 광장 '페더럴 플라자'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콜럼버스에서도 100명가량 인파가 오하이오주 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지옥 같은 시스템 전체가 유죄" "살인마 소년을 감옥으로 보내라" 등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19일 미국 뉴욕 등 전역에선 리튼하우스의 무죄 평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은 뉴욕 시위대 모습. AP=연합뉴스

19일 미국 뉴욕 등 전역에선 리튼하우스의 무죄 평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사진은 뉴욕 시위대 모습. AP=연합뉴스

한편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인종차별 반대시위 참가자 2명을 총격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건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만 17세에 불과했던 리튼하우스는 백인 자경단원과 함께 순찰하던 중 이같은 일을 벌였다. 이 사건으로 미국에선 총기 소유 권리와 자경단의 역할, 정당방위의 정의를 둘러싼 거센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날 앞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6시간의 숙의를 거쳐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평결 결과에 반발한 일부 시민들은 법정 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반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평결 직후 별도 성명을 내고 "이 평결이 많은 미국인을 분노하고 우려하게 만들겠지만 우리는 배심원의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며 "모든 이들이 법치에 부합하게 평화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평결에 대한 반발이 폭력시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감안한 성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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