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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총리회담/정부,유엔가입 타결 기대/김일성도 “파탄없이 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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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소한 군사 신뢰구축 도출/“95년까지 통일 이룩할 것” 김일성/강 총리,18일께 김일성 면담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우리측은 북한의 개방을 적극 유도,체제인정과 신뢰구축에 관한 합의도출에 최대한 역점을 두고 있고,북한도 김일성의 언급 등을 통해 총리회담의 「성과적 운영」을 강조하고 있어 구체적 절충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남북 양측은 특히 한소 수교와 북한­일본 수교 추진 등 주변정세의 변화로 인해 상호인정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식,종래의 선전위주에서 실질토의 중심의 회담 운영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관계기사 3면>
정부는 16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원칙을 타결하고 서울회담에서 의견이 접근된 군사 고위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등 군사부문 신뢰구축 3개 방안에 관한 부분합의서에 채택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군사부문 3개 방안에는 직통전화 외에 ▲비무장지대의 실질적인 평화지대화 ▲군사연습 사전통보 등이 포함된다.
정부의 고위당국자는 10일 『남한의 유엔 가입에 대한 국제적 지지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북한은 최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서한에서 보듯 단일의석 가입 주장을 더이상 고수하지 않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측은 이같은 북한의 변화를 유엔 동시가입 합의로 유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북측이 요구하고 있는 3대 선결과제에 관해서는 북측이 유엔 동시가입 원칙을 수락하고,나아가 상호 체제인정에 동의한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의 규모 축소나 잠정적 중지 ▲문익환 목사ㆍ임수경양 등 방북인사의 석방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북한이 상호 체제인정의 명시적 수락을 거부할 경우 1차적으로 서울회담에서 의견이 접근된 군사 신뢰구축 방안에 대한 부분적 합의를 유도하기로 했다.
당국자는 『우리측은 평양회담에서도 체제인정 등 8개항의 남북한 관계개선 기본합의서를 추진할 계획이나 북한이 체제인정의 대외적 공표를 거부한다면 이의 채택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따라서 긴장완화를 위한 첫단계로서 군사 신뢰구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한은 9일 오전 판문점에서 연락관 접촉을 갖고 평양회담 일정을 논의,▲17일 공개회담 ▲18일 비공개회담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갖기로 대체로 의견접근을 보았으나 주목되고 있는 강영훈 국무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의 김일성 면담 일자ㆍ장소 등에 관해선 북측이 뚜렷한 안을 제시하지 않아 12일 오후 3시 연락관 접촉을 다시 갖고 논의하기로 했다.
강 총리의 김일성 면담은 서울회담의 경우에 비추어 보아 18일 비공개회담이 끝난 후 김일성의 집무실인 평양 금수산의사당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나 통일원측은 『북측이 어떤 계획을 제시할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우리측은 대표단 7명,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90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정부는 고위급회담 우리측 대변인을 홍성철 통일원장관에서 임동원 외교안보연구원장으로 교체한다고 북측에 통보했다.
【동경=방인철 특파원】 평양의 제2차 남북총리회담에 대해 북한도 능동적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9일 일본의 도이 다카코(토정다하자) 사회당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제2차 남북총리회담에 언급,『파탄없이 잘 운영해 통일로 연결시키고 싶다』고 말해 총리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할 뜻을 보였다고 일본 교도(공동)통신이 보도했다.
도이 위원장은 이날 북한 노동당 창건 45주년 기념식에 초청받아 평양을 방문중이다.
그는 이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1차 총리회담에 참석했던 연형묵이 노태우 대통령과 회담할 당시 노 대통령은 「자신(노태우)의 통일 3대원칙인 자주ㆍ평화ㆍ단결을 지지하는 취지를 자신(김일성)에게 꼭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다면서 『노 대통령도 이 3대원칙을 지지,승인하고 있기 때문에 연방공화제 통일안에 찬성해주고 있는 셈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김 주석은 『조선인민이 분열된 지 50주년이 되기 전에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고 말해 오는 95년까지의 통일을 주장했다고 일본 신문들이 보도했다.
한편 김일성 주석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가네마루(김환) 전 일 부총리가 북한­일 관계정상화 후 일본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자신도 방일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하고 도이 위원장의 북한 노동당 방일 요청에 대해서는 고위급 노동당 대표단을 오는 11월과 12월 사이에 보내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신문들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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