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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요구 맞춘 특성화 교육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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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의 공학교육이 총체적 위기상황이라는 데 각계 인사들은 공감한다. 이대로 가다간 우리나라 공대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의 제언.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비즈니스의 최종 승부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이다. 그것이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종착역은 소비자의 마음이다. 공대에서는 논리를 강조하는 좌뇌 교육에 치우치는 것 같다. 그러면 다른 쪽이 약해진다. 우뇌에 해당하는 감성 교육을 해야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창의적인 두뇌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창의적인 디자인을 보태야 꿈을 이룰 수 있다.

▶김종갑 산업자원부 차관=공대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지역산업 여건이나 자체 핵심 역량에 따라 경쟁우위 시장에서 특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계는 공대를 무작정 비판하지 말고 공대 투자를 늘려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도 0.6%에 불과한 공공 부문의 고등교육 지출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까지 늘려야 한다. 또 각 부처가 대학에 지원하는 사업 간 연계와 조정을 통해 대학재정 지원 방식을 효율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조벽 미국 미시간 공대 교수=교육인적자원부를 통한 대규모 정부 지원은 공대를 교육부에 의존하게 만들어 자립능력을 떨어뜨린다. 대학들이 정부 주도의 획일적 '혁신 방안'에 얽매여 다양한 혁신방법이 창출되는 시장이 생기지 못한다. 정부 지원금은 대학의 진정한 혁신을 늦추게 한다.

▶조장희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장=생명공학 분야로 공과대학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 기존의 정보기술(IT)에 기반한 분야는 더 이상 학문적으로, 또 미래산업으로 매력적이지 않다. 이공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느는 것도 지나치게 IT에 천착하는 풍토 때문이다. 미국의 MIT.프린스턴 대학이나 캘리포니아 공대 등의 총장 자리에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가 앉은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학 교육에서 바이오 관련 과목을 집중 배치해야 한다.

▶래리 라이퍼 미 스탠퍼드 공대 교수=스탠퍼드 공대의 교수진에는 엔지니어 출신뿐 아니라 과학자도 다수 포진한다. 여기에 장인정신과 예술적인 감성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또 지적이면서 문화적이며 실용적인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을 한다. 창의성과 혁신의 가능성은 이런 풍토에서 생긴다.

▶김도연 서울대 공대 학장=공학교육이 산업체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여전하다. 공학교육을 쇄신하려면 대학의 운영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 학장 또는 학과장의 임기가 교육공무원법에 2년으로 정해져 있는데 유연성을 둘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계획 아래 공대의 혁신을 추진할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짧을 수도 있다.

박방주.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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