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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반영 안됐는데…하루새 확진 1000명이상 폭증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남구 한 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확진자가 발생한 광주 남구 한 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1000명 이상 폭증해 2667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국내에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역대 4번째 규모다. 통상 수요일은 주말 검사 건수 감소 영향에서 벗어나 평일 검사량을 회복해 확진자가 급증하는 요일이지만 전날과 비교해 1000명 이상 증가한 건 이례적이다.

신규 확진 2667명…역대 4번째 규모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67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유입 이후 확인된 확진자 규모로 보면 3270명(9월 25일)→2881명(9월 28일)→2768명(9월 26일)에 이어 4번째 규모다. 또 전날과 비교했을 때 하루 만에 1000명 이상 늘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270명으로 역대급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던 9월 25일도 전날 신규 확진자와 비교하면 841명 늘어난 수준이었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국내 발생 2640명, 해외유입 27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997명, 경기 895명, 인천 181명으로 수도권이 78.5%(2073명)를 차지했다. 부산 77명, 대구 66명, 광주 11명, 대전 19명, 울산 6명, 세종 1명, 강원 29명, 충북 47명, 충남 91명, 전북 43명, 전남 21명, 경북 31명, 경남 108명, 제주 17명이 추가 확진됐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사망자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위중증 환자도 늘었다.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전날 347명보다 31명 많은 378명이다. 사망자는 18명 늘어 누적 2892명(치명률 0.78%)을 기록했다. 병상 가동률은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다. 위중증 환자가 입원하는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46.1%(1111병상 중 512병상 사용)다. 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전담병원 가동률은 53.5%(1만56병상 중 5369병상 사용)다.

“백신 접종 효과 떨어지는데 방역 너무 풀어”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폭증한 이유에 대해 위드 코로나 시행의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면서 각종 모임이나 약속,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고 개인 간 접촉이 늘고 있기 때문에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확진자 증가는 계획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중요한 건 중증환자의 발생 비율과 입원 수요, 중증환자 치료 수요 등을 의료체계가 충분히 감당 가능하냐는 것”이라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의료체계 여력에 직결되는 고령층과 10대 미접종자 집단의 확진 규모가 늘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전체 확진자 중 10대 확진자 비중이 24% 이상을 차지하고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며 “학원ㆍ학교 등 교육시설과 요양시설, 다중이용시설 등을 중심으로 신규 집단감염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 차장은 “감염에 대한 취약성이 두드러지고 있는 10대 청소년과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보다 안전하게 단계적 일상을 회복하고 돌파감염 위험성을 낮출 수 있도록 접종과 추가접종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 효과 떨어진 것이 원인”

3일 오전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사흘째인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2천600명대로 증가해 관계부처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역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사흘째인 이날 신규 확진자 수가 2천600명대로 증가해 관계부처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확진자 폭증이 예견된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요일에 보통 20% 정도 더 확진자가 발생하는데 위드 코로나 영향으로 1000명 이상까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 그동안 신규 확진을 잘 막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풀어버렸다”며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면 확진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치부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이걸 잘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18세 이상 성인 기준 88%가 접종을 완료했다고 하지만 이들이 모두 중화항체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5월 이전에 맞은 분 중 태반은 항체 가가 떨어져 돌파감염에 취약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대면 수업을 하면서 백신 면역이 없는 소아청소년 쪽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주 뒤 일일 확진자 5000명 기록할 수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 교수는 이런 추세면 2~3주 내로 50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직 핼러윈 데이나 위드 코로나 시행 영향이 완전히 반영된 수치가 아니다. 다음 주에는 확산 세가 더 심해져 2~3주 뒤엔 5000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확진자가 폭증할 경우 비상계획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된 건 전혀 없다”며 “부스터샷을 서둘러 접종하면서 구체적인 비상계획 방안을 수립해 응급 시 바로 적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교육부, 행안부, 경찰청 등 8개 부처와 지자체가 함께하는 ‘정부 합동 특별점검단’을 구성해 4일부터 유흥업소와 식당ㆍ카페,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의 방역수칙 위반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병원 종사자와 입소자에 대해 추가 접종을 조속히 실시하고 종사자의 경우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PCR 검사를 주1회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단, 추가 접종을 받고 2주가 경과하면 면제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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