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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접종 2시간여뒤 숨졌는데, 관련 왜 없나" 유족 분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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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 연합뉴스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약 2시 40분 만에 숨진 80대 여성에 대해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정하자 유족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남양주시 등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은 지난 2일 화이자 백신 접종 뒤 숨진 조모(88)씨의 백신 인과성을 심의했다. 조씨가 사망한 지넉 달 만이다.

그 결과 추진단은 "백신 접종보다 기저질환·대동맥 박리로 사망한 것이 확인돼 백신과의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며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으로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동맥 박리는 대동맥 내부가 파열돼 혈관 벽이 찢어지는 질환이다.

심의 결과는 지난 7일 조씨 유족에게 '피해보상이나 의료비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과 함께 전달됐다. 유족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이 조씨 유족에게 보낸 백신 인과성 심의 결과. 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조씨 유족에게 보낸 백신 인과성 심의 결과. 연합뉴스

조씨의 아들 A씨는 "어머니가 3년 전부터 고혈압약을 하루 1알 복용했으나 호전돼 1년 전부터 반 알로 줄였다"며 "담당 의사도 '10년은 더 살겠다'고 할 정도로 건강했는데 접종 직후 돌아가셨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정부가 질 테니 걱정하지 말고 백신을 맞으라고 한데다 접종 전 문진 때 고혈압도 얘기했다"며 "큰 병원 한 번 안 가고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활동적이었는데 기저질환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지난 4월 23일 낮 12시 37분쯤 둘째 아들A씨와 동행해 남양주시 진접체육문화센터에 설치된 예방접종센터에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조씨는 백신 접종 뒤 평소처럼 아파트 단지 내 노인정으로 향했지만, 얼마 후 가슴이 옥죄고 머리 등 전신이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는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도 스스로 걸어 구급차에 타고 대화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병원 도착 약 5분 전 발작을 일으켰고, 심장도 멎었다. 병원에서 조씨에게 심폐소생술 등 20분가량 응급처치를 진행했지만, 백신 접종 후 약 2시간 40분 만인 오후 3시 15분쯤 숨졌다.

유족들은 지난해 혈액 검사상 아무런 이상이 없고, 숨지기 이틀 전인 4월 21일 혈압이 정상이라는 내용의 소견서를 첨부해 보건당국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보건소 관계자는 "심의 결과는 질병관리청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이상 반응 범위를 확대한다고 하니 재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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