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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번째 냉동인간…암으로 떠난 아내, 남편은 못보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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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크리오아시아

사진 크리오아시아

암으로 세상을 등진 아내를 떠나보내지 못한 남편이 업체 측에 냉동 보존을 의뢰했다. 지난해 80대 노모가 냉동 보존된 데 이어 국내 냉동인간 두 번째 사례다.

31일 바이오 냉동기술업체 크리오아시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A씨는 담도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다 숨진 50대 아내의 모습을 사후에도 보존하고 싶다며 냉동 보존을 의뢰했다.

업체는 A씨 아내의 몸속에 있는 혈액을 빼낸 후 시신 부패 방지를 위해 냉동보존액을 채워 넣는 작업을 거쳐 장례식장 안치실의 특수 냉동고에 보존했다.

다음달 중순쯤 챔버(냉동보존 용기)가 완성되면 액체질소로 냉각한 탱크에 시신을 넣어 영하 196도로 보관할 예정이다.

A씨는 현재 아내의 시신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냉동보존 전문업체에 보낼지 국내 보존센터에 안치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는 A씨의 결정 등을 고려해 이르면 올해 말 보존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냉동보존 기간은 100년이다.

현재 시신 동결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약 1억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냉동 보존한 시신을 미래에 해동한다고 해도 깨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의뢰를 문의하는 연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업체는 소개했다.

A씨는 "암으로 아내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뒤 힘든 시기 한 가닥 희망이 될 수 있는 냉동보존을 알게 됐고 큰 위안이 됐다"며 "살아생전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대를 걸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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