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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덕에 편리해졌지만, 문어발 확장·독점 폐해 최소화 필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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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호 01면

[SPECIAL REPORT]
플랫폼 비즈니스 빛과 그림자

“천호동 따블.” 비 오는 금요일 밤, 좀처럼 택시가 잡히지 않는다. 합승이라도 해보려 차도에 나서지만, 택시는 위태로이 무릎 앞을 스쳐 지나간다. 결국 요금 두 배를 외칠 수밖에 없다.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용산전자상가는 복마전이다. 한 집 건너 가격이 다르고, 그나마 싼 값을 부른 곳을 다시 찾으면 ‘충전기는 별도’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집에 와서 포장을 풀어보니 이어폰이 빠져있다. 4050 세대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과거의 풍경이다. 플랫폼 비즈니스에 익숙한 2030 세대는 청동기 시대 얘기쯤으로 여길 터다. 이들은 카카오 앱을 열어 택시를 부른다. 네이버로 최저가를 비교해 쿠팡에 주문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은 678개, 거래액은 126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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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에서 경쟁하는 기존 오프라인 산업과는 달리 플랫폼 기업은 시장 자체를 놓고 경쟁한다. 낮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판을 벌인다. 성공하면 시장을 장악한다.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선한 독점’이다. 딜레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문어발 확장에 나선다. 수수료를 올려 수익을 내는 것만 남았다. 실제로 2019년 플랫폼 매출액의 3분의1 수준이던 수수료의 비중이 지난해에는 52.7%까지 높아졌다.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로 출발한 구글은 이제는 ‘사악한 빅테크 기업’으로 불린다. 구글은 무료로 제공하던 포토 서비스를 유료화했고, 카카오T는 호출비용을 5000원까지 올리려다 여론의 반발에 철회했다.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플랫폼, 이제는 시장 독점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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