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경쟁… 남북 공동응원 “시큰둥”(제11회 아시안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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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잇단 판정불복­불만 소동/한국역도 권정숙 체중미달 출전 “불발” 해프닝/OCA 새회장에 중국 허전량ㆍ인니 하산 압축
○…북한 복싱선수단은 25일 열린 페더급 남북대결에서 한국의 진명돌과 북한 이칠근의 판정결과에 불복,복싱연맹심판위원회에 정식으로 재심을 요청.
이 경기는 초반 이칠근의 우세,중방이후 진명돌의 우세로 우열을 판별하기 힘든 접전을 펼쳤는데 컴퓨터 채점결과 10­8의 근소한 차로 진의 승리가 선언.
경기후 북한의 이문명ㆍ김오길코치는 『심판들의 장난이 아시아권투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판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우리계산으로는 펀치의 적중도에서 24­16으로 이칠근의 승리가 확실했다』고 흥분.
○꽃다발도 던져버려
그러나 북한측은 『한 경기로 인해 대회자체를 파탄시킬 생각은 없다』고 밝혀 보이콧 등 극단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을 시사.
한편 레슬링 그레코로만 48㎏급 결승에서 한국의 권덕룡에 패한 북한의 한상진은 퇴장패 선언직후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심의 마지막 판정선언을 거부,그대로 매트에서 내려가는가 하면 시상이 끝난후 퇴장하면서 꽃다발을 던져버리는 등 좋지않은 매너로 일관.
북한의 한상진은 시종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다 심판으로부터 세번의 패시브를 받아 퇴장패가 선언됐던 것.
○…27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총회를 앞두고 25일 현재 중국의 허전량(하진량) 북경대회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도네시아의 보브 하산,쿠웨이트의 세이크 아마드(피격사망한 세이크 파하드 전 회장의 아들) 올림픽위원장 등 3명이 회장후보로 출마,3파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최만립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
○최만립씨 출마비쳐
당초 최씨는 OCA부회장으로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김종하 현 부회장 때문에 회장으로 출마할 방침이라는 후문. 그러나 현재 쿠웨이트의 아마드위원장이 나이(27)가 어리고 최씨는 실기,허전량과 보브 하산 등 두 후보로 압축되고 있다.
25일 현재 보브 하산은 회장에의 강력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막후 득표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으나 아마드위원장과 막후 절충할 것으로 알려진 허전량이 새회장에 가장 유력.
한편 부회장의 경우 지난 6월27일 후보등록을 마쳤는데 한국에서 김종하 현 부회장이 대한올림픽위원회의 후보추천을 받았다.
○…북한이 남자농구에서 한국에 리드를 지키며 전반을 끝내자 기자석의 북한 기자들은 느긋한 표정으로 『10년만에 국제대회에 나온 우리팀의 실력이 괜찮으냐』고 우쭐.
그러나 후반들어 허재ㆍ이충희ㆍ김현준 트리오의 활약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허탈한 표정으로 『저 선수들이 누구냐』고 묻기도.
북한기자들은 북한선수들의 3점슛이 후반에는 계속 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체력이 달리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
이날 스탠드 하단에 한국응원단,상단에 북한응원단이 각각 포진,열띤 응원전을 펼쳤는데 각기 자기팀의 선전에만 열을 올려 남북한 공동응원 원칙을 무색케 했다.
한국응원단은 이상룡 응원단장의 지휘로 태극선과 태극기를 흔들며 『아리랑』『서울의 찬가』 등으로 흥을 돋운 반면 북한응원단은 『우리의 소원』으로 응수.
○수영 “어부지리” 은
○…25일 오후 그레코로만형 5체급 결승이 열린 스징산(석경산) 실내체육관을 가득 메운 중국관중들은 경기시작 전부터 자기나라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
그러나 자기나라 선수 3명이 한국에 잇따라 패해 은메달에 그치자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안타까운 모습으로 경기를 관전.
중국관중들은 마지막으로 열린 1백㎏급 결승에서 자기팀 바오유가 이란의 나데리 세이에르 무하마드에게 2­0으로 앞선 가운데 경기종료 30초를 남기자 전광판에 남은 시초를 소리내 세어가면서 열렬히 응원.
○…국내의 약물파동 여파로 이번대회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여자역도가 이번엔 설상가상으로 체중미달로 출전조차 못하는 해프닝이 발생.
26일 열린 82.5㎏ 이하급에 출전신청했던 권정숙(강릉대)은 체중이 75㎏ 이하급까지 떨어져 실격이 확실시되자 부득이 출전을 포기한 것.
○…한국이 은메달을 추가한 수영여자 계영 4백m에서는 당초 한국이 중국ㆍ일본에 이어 3위로 골인했으나 2위인 일본이 2,3번 영자의 연결에서 반칙을 범하는 바람에 동메달이 은메달로 바뀌는 행운을 안았다.
일본은 3분50초21로 한국의 3분56초81보다 무려 6초 가량이 빠른 기록을 냈으나 2번영자의 손이 터치플레이트에 채 닿기전 3번영자가 출발하는 실수를 범해 실격,맨꼴찌로 밀려나고 대신 4위였던 인도네시아가 동메달을 차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4체급 결승에서 모두 승리한 한국팀의 안천영감독은 경기가 끝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레슬링의 급속한 발전에 경의를 표시해 눈길.
○중국레슬링 큰 발전
안감독은 『역사가 일천한 중국 그레코로만형이 4체급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은 임조감독등 지도자들의 지도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노력여하에 따라 아시아권에서 한국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
그는 이번 대회에서의 한국 예상성적에 대해 『그레코로만형 5개,자유형 2개 등 모두 7개의 금메달이 목표다』고 전망.
안감독은 또 『중국 레슬링이 최근 기술적인 면에서는 많은 발전이 있었으나 주로 힘에 의존하는 경기를 펼치고 있어 아직 국제수준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비행기로 1시간30분거리인 한국과 중국이 자주 오가며 교환경기를 가지면 아시아레슬링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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