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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취재에도 큰 관심/북한기자들 활동과 발언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민련등 통일의지 파볼터”/한국기자 몰리자 “송고차질” 불평
○…북측 기자들은 공식적 회담취재 외에 임수경양ㆍ문익환목사 등 방북인사와 전민련 등 재야취재에 우선순위를 둔 듯한 인상.
북한 로동신문에서 사회ㆍ문화방면 기사를 주로 쓴다는 이광진기자(45)는 『북에서 뿐만 아니라 평양에서 열린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 참가했던 세계학생들도 임양과 문목사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이들이 병때문에 고생한다는데 감옥으로 찾아가서 인터뷰하고 싶다』고 언급.
한편 북한측이 당초 우리측에 통보한 기자명단중 1명을 빼고 추가한 강두한ㆍ문광우ㆍ엄정온기자 등 3명은 모두 조총련기관지 조선신보 소속으로 밝혀졌는데 문기자는 『평양에서 황석영씨 부부를 만났는데 범민족대회가 잘됐다고 하더라』고 전언.
북측 기자단은 당기관지 로동신문 소속 6명,정무원기관지 민주조선 소속 6명 등 20여개매체의 기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 19명은 서울을 방문한 경험이 있다고 한 북측기자가 소개.
북측 기자들은 전화로 기사를 부르지 않고 미리 녹음된 테이프를 직통전화에 물려 송고.
기자들은 우리측 기자들의 경쟁적 취재에 몹시 당황하며 민감한 반응.
북측 기자들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기자들의 전용기자실에서 2대의 직통전화를 통해 첫 송고를 시도했으나 이 과정을 취재하려던 남측 기자들이 몰려 혼잡을 빚자 『기사보내는 것까지 보려느냐. 동업자끼리 이러지 말자』고 난처해 하면서 일단 방으로 철수.
한 북측 기자는 『직통전화가 잘 작동되지 않고 남측기자들의 과열경쟁으로 송고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불평했는데,북측 사진기자들은 인터컨티넨탈호텔 도착시 양측 총리가 만나는 사진도 우리측 내외신기자들의 사진경쟁으로 못찍었다는 것.
○…북측 기자들은 남쪽에 대해 특별한 비판을 하지는 않았지만 대화중 단어를 매우 선별해서 사용하는 듯한 인상.
다음은 일부 북측 기자들이 밝힌 북한의 언론실태와 인상기.
▲로동신문 이광진논설위원(45)=남북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이 이방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남으로 오다보니 땅도 나무도 모두 똑같고 우리가 한민족 한핏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에 와 신문들을 다 읽었는데 일부는 본질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사소한 것으로 우리를 비난하고 자극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럴 경우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응할 것이고 그 결과는 뻔한 것 아니겠는가.
▲평양신문 지경훈기자(53)=세번째 서울방문이어서 동네이름도 많이 안다.
평양신문은 30만부 정도가 나가는데 남쪽처럼 광고 안해도 구독할 사람은 알아서 본다.
한달 구독료는 5∼6원이며 우편국의 배달성원들이 구독가정마다 배달해 준다.
신문과 방송을 보면 전민련과 전대협의 통일의지와 열기가 대단한데 기자로서 실제 어느 정도인지 깊이 파보고(취재하고)싶다. 문익환목사와 임수경학생을 못만나면 가족이라도 위문하고 싶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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