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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이웃 돕는 情겨운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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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구석구석에 정을 심고 싶습니다." 사단법인 '사람 사는 정을 심는 복지회'는 정(情)이 통하는 사회, 아름다운 세상을 추구한다.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이웃이 있어 세상은 살만하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복지회는 1988년 현 신영수(54)이사장 주도로 출범했다. 신 이사장은 "서울올림픽을 앞둔 어느 날 한국에서 수많은 아기가 해외로 '수출' (입양)된다는 외신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며 "그 소식은 나에게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신 이사장은 즉시 서울대 동창들에게 "우리 아이들은 우리 손으로 키우자"며 관련단체 설립을 설득하고 다녔다. 그 결과 대여섯명이 모여 지금의 복지회를 만들었다. 미혼모와 그 자녀들 양육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취지에서다. 서울 창신동에 '미혼모 상담실'을 열었고 1991년엔 미혼모와 그 자녀들을 위한 보호시설을 운영했다. 그 후 보호대상은 혼자 사는 엄마와 자녀들로 확대됐다. 지금까지 120여명의 아이들이 친부모와 함께 살수 있도록 지원했다.

복지회는 2004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후 '정심기' 사업을 미혼모·편모 가정에서 점차 노인·청소년 등 소외 이웃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주요 사업
=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신 이사장은 대한민국 헌법 제10조가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3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첫째,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아동 및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랑의 두손잡기' 결연사업이다. 후원인과 불우 청소년들을 연결해 준다. 신 이사장과 함께 복지회를 이끌고 있는 정태자(여·55)회장은 "요즘 가정해체가 많아져 할아버지·할머니가 손자들을 데리고 어렵게 사는 집이 늘었다"며 결연사업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복지회는 경제적 지원을 넘어 부모들 취업 알선에 앞장 선다.

둘째, 정신질환자의 사회복귀를 돕는 '정든집'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을 나온 후 가족들이 방치해 오갈 데 없는 '회원'들을 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수용인원은 5명. 자원봉사자가 그들을 보살피며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을 고용해 자립을 돕는 회사 사장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셋째, 문화복지사업을 펼친다. 문화와 복지를 결합해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려 한다. 신 이사장은 "도움을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함께 어울려 문화 공연을 즐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은 쌓이게 마련"이라고 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일 '정을 심는 콘서트'를 작년에 이어 두번 째로 열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찾아가는 작은 음악회'를 6회째 개최하고 있다. 복지회 후원단체인 한국농악보존협회(대표 강승호)가 재활원·양로원을 찾아가 신명나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복지회는 12월 '사랑의 연탄나누기' 행사를 경기도 성남·광주와 전남 무안·화순 등에서 연다. 정 회장은 "연탄 300장(12만원 상당)만 있으면 어려운 한 가정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며 "겨울 문턱에 선 지금이 '따뜻한' 후원자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후원 문의 031-757-0177(www.peoplelove.org)

#빈부·이웃·세대 간의 벽 허문 120분
지난 20일 저녁 성남시민회관이 정과 사랑,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찬 장소가 됐다. 사람사는 정을 심는 복지회의 '정을 심는 콘서트'가 열렸다. 2시간 넘게 공연장은 박수와 웃음 소리로 찼다. '문화복지'를 주요 사업으로 삼는 복지회가 정성껏 마련한 공연이었다. 후원인과 '회원'(후원대상)들이 1000석 객석을 모두 채웠다.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꾸몄다"는 신영수 이사장 말대로 콘서트는 다양했다. B-boy 댄스그룹의 현란한 몸놀림에 중고생 학생들이 탄성을 질렀다. 반면 중년 관객들은 주현미씨의 노래와 솔리스트의 아카펠라 공연에 흥겨워했다. 마술 공연에는 모두가 숨죽이고, 개그맨 우스개에 배꼽잡고 웃었다. 신 이사장는 "이번 콘서트는 탈북 청소년등 10대와 89세 내 노모 및 경노당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였다"며 "빈부의 벽,이웃의 벽,세대 간의 벽 모두를 허무는 콘서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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