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날씨,독감예방접종 줄서다 감기걸릴라'

중앙일보

입력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 앞 '줄서기'가 재현될 조짐이다.

독감예방접종의 경우 늦가을인 10월부터 11월초에 집중되는데다 담당인력도 한정돼 있어 해마다 이맘때면 보건소 앞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쌀쌀해지는 날씨에도 마냥 줄서서 기다리는 주민들 때문에 "감기 예방하려다, 되려 감기 걸려 돌아가겠다"는 자조섞인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충남 K보건소의 경우 새벽 6시부터 보건소 밖에서 대기하고 계신 분들이 있으며 접종을 시작해 오전에만 약 700명 가까이 접종할 경우 기다리는 줄만 100m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접종대기에 줄을 서는 연령층의 대부분이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대책이 요구된다는 것.

이 보건소의 예방접종 담당자는 "쌀쌀한 날씨에 장시간 노출 되면 예방주사를 맞기도 전에 감기가 걸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겨울철 집중적으로 몰려드는 접종대상자를 소화하기에는 인력동원에 한계가 있고, 모든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단기간에 몰려드는 환자들을 한꺼번에 접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독감백신부족 보도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같은 줄서기 행렬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인천 서구 보건소에서는 비교적 대기공간이 넓은 관내 2개 의료기관(종합병원 급)의 협조를 얻어 접종장소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서구보건소 예방접종관계자에 따르면 관내의료기관과의 신뢰성 있는 협조가 선결 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보건소가 발행한 쿠폰을 소지한 예방접종대상자가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접종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남구 보건소 관계자에 의하면 쿠폰제로 할 경우 별도로 책정된 예산 내에 강남구의사협회와 관내 쿠폰단가 협의 절차가 필요하고 접수된 쿠폰은 장당 1만 8,000원으로 상환 처리된다고 말했다.

그 외 일선 보건소에서는 접종인원을 분산하기 위해 동 별로 접종기간을 다르게 통지하거나 접종장소를 동사무소로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간구하는 보건소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일선 보건소 관계자에 따르면 장시간 대기를 고려하여 대기장소에 간이천막과 난방기기를 설치할 뿐만 아니라, 지역자원봉사지원을 받아 따스한 음료수를 제공하는 등의 같은 대민 서비스를 함께 민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예산확보와 관련의료기관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매년 발생되는 문제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태도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해마다 독감예방접종기간 줄서기가 올해에는 어떻게 개선될지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독감예방접종을 관할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의 이동한연구관에 따르면 접종분산을 위해 보건소에서 동별 접종 및 대기번호표를 배포하는 등의 방법을 권장하고 있으며, 지역별 특성에 맞게 필요한 대책을 마련, 홍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독감예방접종 백신이 부족한 현 실정에서는 내가 먼저라는 국민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